'하늘도 세평이고 꽃밭도 세평이란 글로 잘 알려진 봉화 승부역.
우리나라 역 가운데 가장 오지에 있는 승부역.
그 골짜기 좁은 길을 따라 승부역으로 갑니다.
봄은 벌써 깊숙히 와 있어 밭갈이가 한창입니다. 그저 지나며 바라보는 눈엔 정겨움이 묻어나지만 밭일을 하는 저 분들은 정겨움이니 뭐니 느낄 새도 없이 힘들겠죠.
승부역 가는 길은 좁은 골짜기라 이렇게 산 줄기를 타고 있는 밭이 많습니다. 거의가 다 비탈지고 가파르고 그렇네요.
석포역을 지나면 이렇게 '승부가는 길 12km'라는 안내판이 보입니다. 그리 멀지는 않습니다. 12km 라니....
낙동강이 바로 옆으로 흐릅니다. 강 위쪽이라 물이 한없이 깨끗하고요, 물소리도 엄청 시원하고 후련합니다.
처음 가는 길이고 오지로 간다는 생각에, 길이 얼마나 좁을 지 걱정입니다. '차 한 대 겨우 지나가는 건가?' 뭐 온갖 생각을 하면서 갑니다.
벌써 석포에서 절반이나 왔습니다. 아직까지 길은 그렇게 나쁘지 않네요. 길이 좁기는 하지만 너끈히 갈 수 있는 길입니다.
가다보니 예쁜 다리도 나오네요. 좁은 다리에 난간(?)이 아주 낮아서.... 뭐 약간 오금이 저리긴 합니다.
시원한 낙동강 물줄기가 힘차게 뻗어내려 갑니다. 정말이지 물소리가 얼마나 시원한지 가슴이 뻥 뚫립니다.
가는 내내 이렇게 넓은 밭이 많이 없는데 여기는 밭이 넓직합니다. 뭘 심는 지는 몰라도 쭉 늘어서서 일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더라고요.
에라 모르겠다. 대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형버스 진입금지'라는 팻말이 보이죠. 큰 버스들은 이제 못들어갑니다. 갔다가는 온저히 후진만 해서 나와야 합니다.
펜션과 민박이 있는 가장 넓은 곳입니다. 승부역 가는 길에서 보게 되는 가장 넓은 평야(?)입니다.
마지막 가파른 길 한 번 거치고 드디어 승부역이 보이네요. 강을 가로지르는 빨간색 다리가 눈에 띕니다.
이 깊은 골짜기에 새빨간 다리가 아주 눈에 띕니다.
차는 예까지 들어올 수 있습니다. 승부역 바로 앞이 주차장이거든요. 마지막 작은 다리를 건너 승부역에 닿습니다.
기차가 틈틈히 지나다니는 곳이라 조심해서 둘러봐야 합니다. 조심조심.
분천역에서 오는 길은 저렇게 산을 뚫고 나옵니다. 골짜기도 좁고 험해서 위험한데 저렇게 산을 뚫고 철길을 냈다니.. 참 대단합니다.
원래 단선인 기차길을 마주오는 열차가 서로 지나갈 수 있게 만든 역이 승부역입니다.
협곡 열차길을 따라서 이렇게 하늘길도 있습니다. 시간이 되면 이 길을 한 번 걸어가보고 싶네요.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아시지요?
봉화 분천역에서 강원도 태백 철암역까지 오가는 관광 열차입니다. 어지간하면 시간 내서 꼭 한 번씩 타보시기를 바랍니다. 정말 기억에 남는 열차 여행이 될 겁니다.
승부역 하면 이 글이 이름나 있죠.
1963년부터 18년동안 근무한 역무원 김찬빈 씨가 쓴 글이라고 합니다. 이 좁은 골짜기에서 자그마치 18년이란 세월을 보냈네요.
소박한 모습인 승부역입니다. 표를 끊지는 않습니다. 열차를 탄 다면 열차에서 승무원에게 요금을 내면 됩니다.
둘러보는데 열차가 들어오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여러 번 나와서 기다렸더니 이 열차가 지나갑니다.
낙동강 줄기가 정말 시원스럽게 내려갑니다. 물 소리가 승부역에 참 크게 울려퍼지더군요.
강 건너에서 본 승부역입니다. 이제 이 모습을 뒤로하고 평생 처음으로 찾은 승부역을 떠납니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돌아서는 발걸음은 더 무겁기만 합니다.
오래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승부역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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