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하면 뭐니뭐니해도 순천만이고 순천만이라면 갈대죠. 갈대.
순천만에서 해지는 멋진 풍경을 찍고싶다 하면 용산 전망대로 올라가야 합니다.
갈대밭에서 1km 넘게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데, 까짓 순천만 그 멋진 경치를 찍는데 그깟 1km가 문제겠어요.
올라갔습니다.
마지막 전망대까지 가는 중에도 군데군데 내려다볼 만한 곳이 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걸어서 마지막 전망대까지 가야죠.
갔습니다.
헉!
사람이 엄청나게 많아요.
아니, 사진 찍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이걸 어째!
삼각대를 있는대로 죄다 펼쳐 놔서 이거 뭐 전망대 난간에 다가가기도 힘듭니다.
삼각대 건드릴까 싶어 조심조심 비집고 들어가 아래 사진을 한 장 찍습니다.
옆에 서 있던 머리 희끗희끗한 영감님 눈이 사나워집니다.
"거 찍고 있거든요."
어딜 감히 끼어드느냐는 듯 한마디 내뱉더군요. 확 기분이 상했지만 누릅니다.
저 또한 사진 찍는 거 좋아하지만, 사진 찍는 게 무슨 특권도 아니고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동호회에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죄다 난간에 삼각대를 쭉 펼치고 있어서 일반 관광객들은 모두 뒤에 물러서서 구경합니다.
아래를 내려다 보려고 누군가 가까이 가면 삼각대라도 건드릴까 싶어 족제비 눈으로 관광객을 쳐다봅니다. 거 참!
좀 그러지 맙시다.
이 멋진 풍경 앞에서 괜히 기분이 상했습니다.
이런 기분으로 보느니 내려가자 싶어 돌아섭니다.
한 줄로 쭉 서서 나란히 삼각대 펴 놓았죠. 그렇다면 기껏 올라왔으니 밑을 보고 싶어 내려다보자면 저 사이로 끼어드는 수밖에요.
저 또한 사진 찍는 거 좋아합니다만, 무얼 하든 남한테 피해 안 주려고 참 애씁니다.
뭐 어쨌거나 그냥 내려왔습니다.
갈대밭으로 내려오니 해가 차츰 기울어 갑니다.
갈대가 조금씩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네요.
어쩌면 그렇게 내려와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노랗게 물든 갈대를 실컷 구경할 수 있었으니까요.
해가 넘어가는 몇십 분 동안 한참을 사진 찍기 놀이를 하며 놀았네요.
혹시 해가 지는 순간 순천만 갈대 못 보신 분들에게 사진 몇 장 올려서 함께 즐겼으면 좋겠네요.
그냥 가볍게 구경해 보세요.
장담하건데 사진 보다는 실제 모습이 수백 배나 더 예쁩니다. ^^
순천만 갈대밭 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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