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청풍문화재단지를 가봅니다.
비가 살살 내리네요. 이런 날 나들이 계획을 잡은 걸 후회하지만 그렇다고 쉬는 날을 마음대로 다시 잡을 수도 없고 그냥 갑니다.
충주댐을 만들면서 청풍면 후산리, 황석리, 수산면 지곡리에 있던 마을이 문화재와 함께 수몰될 위기에 있었는데요, 충북도청에서 1983년부터 3년간 수몰 지역의 문화재를 원형대로 지금 자리로 옮겨 복원해서 단지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청풍문화재단지 입니다.
단지에는 향교, 관아, 민가, 석물군 등 43점의 문화재를 옮겨 놓았습니다. 그리고 재현해 놓은 민가 4채 안에는 생활 유품 1,600여 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구미를 출발해 열심히 달려가서 청풍문화재단지까지 갑니다.
오전에 도착해보니 일요일이라 그런지 흐리고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는데도 사람들이 많이 왔네요.
주차장 바로 건너 문화재단지가 있습니다. 입장료 3천 원을 내고 들어갑니다. '팔영루' 를 지나야 됩니다. 앞에는 포졸 모형이 양쪽에 서 있네요.
안쪽은 좀 넓으니까 고민을 했습니다. 어느쪽부터 가야할까 하고요. 뭐 나중에야 알았지만 아무데나 먼저 가도 됩니다. 화장실은 왼쪽이군요. 급하니까 먼저 왼쪽으로.....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민가를 들어갑니다. 예전 모습 그대로 해놔서 재밌게 구경할 수 있군요.
문도 다 열려있고 상태도 깨끗하지만 안쪽으로는 들어가면 안됩니다. 네. 벽마다 걸려있는 옛 물건들도 재밌습니다.
비온다는 소식을 알고 와서 그런지 비옷을 입고 온 분들이 많더군요. 우리는 두 덩치가 작은 우산 하나로 딱 붙어서 다녔네요. 한사람 사진 찍고, 한사람 우산 받쳐주고..
네 죄를 네가 알렸다... 뭐 그런 문초를 하고있나 봅니다. 포졸들 표정이 근엄합니다. 반면 두 죄인은 표정이 참 안쓰럽네요.
'응청각'이란 건물인데요. 안내문에 따르면 어떤 때 쓰던 건물인지는 모른다고 합니다. 서재 같기도 하고....
문화재단지에서 내려다보는 청풍호에는 유람선이 꾸준히 다닙니다. 날씨가 안 좋아서 걱정이긴 하네요.
벚꽃이 제법 피었는데 비바람에 눈처럼 꽃잎이 떨어집니다. 흐린 날씨가 원망스럽습니다.
망월산성 올라가는 길입니다. 계단 아니라도 옆으로 산책로처럼 길이 또 있고요. 올라서면 댐이 한눈에 싹 내려다 보입니다.
대충 올라서도 될 거 같은데 우측통행으로 굳이 못박아놨네요.
비가 오고 있다는 걸 이 풀잎만 봐도 알겠네요. 살짝 그칠 때도 되었지싶은데도 끊임없이 옵니다. 길도 미끄러워지고...
산성 가는 길에 보면 이 S라인 벚나무가 있습니다. 이건 S라인 정도가 아니라 아예 구부러진 거 아닌가요. 아, 옆으로 보면 S라인이군요. 우린 어느쪽으로 봐도 한 일(一)자 랍니다.
망월루가 저기 보입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누각이네요. 올라서서 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둘레가 아주 잘 보입니다. 비만 안 오면 오래 머무렀을 텐데...
바위가 좀 노랗다보니 황금이란 이름을 붙여서 황금 두꺼비 바위로 했나봅니다. 입을 만지면 복이 오나 봅니다. 혹시 가면 한 번 만져보세요. 복이 오나 안 오나....
석물군 인데요. 비석이 여러 개 서 있고... 자세한건 잘 모르겠네요. 이거 순전히 비 탓입니다.
민가를 지나는 길목 담 넘어 목련꽃이 하얗게 피어서 사람들을 기쁘게 합니다. 볏짚으로 덮인 담장이 또 예술이네요.
유물전시관, 수몰전시관이 바로 아래에 있더군요. 열심히 가봤는데 솔직히 그렇게 볼만한 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사진도 못 찍게 되어있어 사진은 없습니다.
또 다른 민가입니다. 담과 함께 가지가 정리 된 나무... 그리고 기와지붕, 옛스런 모습에 잠깐 머물며 풍경을 새겨두고 있습니다.
남들 다 구경하고 갈 시간에도 우린 늘 가장 꼴찌로 구경합니다. 뭐 그리 볼 게 많다고 이렇게 오래 걸리는 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대충 보고 지나가지 못하는 성격이라...
홍매화와 목련꽃 두 빛깔의 어우러짐이 예쁘지 않은가요? 고택과 함께 한 화면에 있으니 잘 버무려진 비빔밥 같습니다. 아주 맛있는 비빔밥.
고택 둘레에는 옛날 쓰던 물건들을 그대로 전시해 놓았습니다. 앞에 보이는 건 '멍에'라고 소 목 위에 올려놓은 겁니다.
고택 마당에는 또 여러가지 민속놀이도 할 수 있게 해놨습니다. 투호나, 윷놀이 같은 것들 말이죠.
여러가지 신경써서 만들어놓은 문화재 단지였습니다.
우리한테는 아쉽다면.... 비가 왔다는 겁니다.
안 그랬다면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아주 구석구석 로봇청소기 청소하듯 싹싹 훑었을 텐데...
비가 와서 좀 일찍 나왔는데요. 그래도 우리가 입장 할 때 보던 사람들은 이미 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상 제천 청풍문화재단지 이야기를 마칩니다.
'찾아가는 문화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주시 북장사 (상주 가볼만한곳) (0) | 2015.06.19 |
---|---|
군위 삼존석불(제2 석굴암) (0) | 2015.05.07 |
문경 장수황씨종택(문경 가볼만한곳) (0) | 2015.04.16 |
근암서원(문경 가볼만한곳) (0) | 2015.04.09 |
다산 정약용이 머물던 사의재(강진 가볼만한곳) (0) | 2015.04.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