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방랑시인으로 알고 있는 '난고 김삿갓 문학관'이 강원도 영월에 있습니다.
여기는 면 이름도 '김삿갓면'입니다.
왜 김삿갓은 방랑시인이 되었을까요.
짧게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1811년 홍경래의 난이 일어났을 때 김삿갓의 할아버지인 김익순(金益淳)이 홍경래에게 항복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연대책임을 물어 집안이 망하게 됩니다.
6세였던 김삿갓은 집안 일을 돌보는 하인의 도움을 받아 형 김병하와 함께 황해도 곡산으로 도망가서 숨어 지냅니다.
어린 김삿갓은 이런 내용을 모른채로 자라게 됩니다. 그 뒤에 사면을 받고 과거에 응시하여 장원 급제를 합니다.
그런데 장원급제를 한 답지의 내용이, 김익순이 항복한 것을 강렬히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게 비판하며 욕했던 김익순이 할아버지라는 걸 알고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전국을 떠돌게 됩니다.'
뭐 대충 이런 내용으로 인해 김삿갓은 방랑시인이 되었습니다.
안타깝죠. 할아버지인줄 모르고 하늘이 알고 있으니 죄를 뉘우쳐라.. 는 식의 내용으로 장원급제를 했으니까요.
김삿갓 문학관은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와석리에 있습니다.
문학관은 그리 크지 않지만 알차게 꾸며 놓았습니다.
영월의 향토 사학자 '박영국'선생의 노력이 문학관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는 김삿갓묘를 찾아내는데도 이 박영국 선생이 크게 기여했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강원도로 내달렸습니다.
영춘면에서 935번 도로를 따라 가다가 '의풍리'에서 김삿갓 계곡으로 들어 섭니다.
어라! 비가 오네요.
아니 모처럼 강원도까지 가보는데 비라니... 비라니!!!
투덜투덜 거리며 '김삿갓문학관'에 도착했습니다.
평일 오전, 9시에 문학관 문을 여는데 그 전에 도착했습니다. 비까지 내리는 날이라 더 한적하게 느껴집니다. 또 투덜겁니다.
삿갓 모양으로 지붕을 씌운 모습이 눈에 띄네요. 둘레 여기저기 김삿갓 모양이 많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죠.
이것저것 조형을 둘러보며 문학관 문이 열리기를 기다립니다. 어째 비가 차츰 더 굵게 내리네요.
글쎄요, 자기 할아버지를 통렬히 비판하는 내용으로 장원급제를 했으니 알고 난 뒤 마음이 어땠을까요. 부끄럽다고 삿갓도 쓰게 되었답니다.
비가 오니 영 마음이 가라앉네요. 즐거운 나들이 길이라건만 텅빈 공간에서 내리는 비를 보니 마음이 서글픕니다. ...
시간을 떼우려 오만 조형물을 다 찍어봅니다. '너 비오는데 뭐하냐?' 하고 물었는데... 하아~ 이 녀석 대답이 없네요. 근데 이놈은 어딜 보는 건지 알도리가 없네요.
문학관 둘레에는 민박,식당이 있으니까요. 바리바리 안 싸가도 됩니다. 물론 9시 전에 도착하겠다 싶으면 뭘 좀 싸서 가시구요. 비올 땐 우산 챙기세요.
문학상 수상자 시비들을 쭉 세워놨습니다. 글 잘 쓰는 사람들 보면 부럽습니다. 이런 곳에 내가 쓴 글이 세워있으면 그 사람은 기분이 좋을까요.
팽나무를 소재로 쓴 좋은 글이네요. 뭔가를 봐도 저런 문학 기질이 솟아야 하는데... 아이고 부럽습니다.
참 좋은 글이 좌라락 써 있는데, 혹시 무슨 뜻인지 묻고 싶은가요? 그러는 거 아닙니다. 옥편 추천합니다. 굉장히 쉬워 보이는 한자들인데 우째 몇 글자 못읽겠네요.
바로 옆으로 김삿갓 공예방이 있네요. 멋진 공예방인데 빙그레 냉장고가 더 눈에 띄는 건 왜.....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집니다. 삿갓이라도 있으면 비 좀 덜 맞겠는데..
드디어 문학관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물론 입장료는 내가 어른이다 싶으면 천 원씩 내야 합니다.
김삿갓 한시를 모은 건데요. 대략의 설명이라도 없으면 내용을 몰라서 그냥 지나치게 됩니다.
문학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김삿갓 생가가 있습니다. 여기 가면 꼭 들러보면 좋겠네요. 우리는 비에 약해서......
'과거시험지' 입니다. 설명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김삿갓의 과거시험지 아닐까요? 그렇다면 할아버지를 욕한....
친필 글도 있네요.
문학관을 둘러보며 김삿갓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새삼스레 그가 삿갓을 쓰고 전국을 떠돌아야 했던 내용이 한편 서글프기도 했고요.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마음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문학관을 나서니 아예 장대비가 내립니다.
묘도 둘러보고, 생가도 보려고 했는데 그런 계획 다 접으라는듯 비가 퍼붓고 있습니다.
한가지 위안이라면 장대비 내리는 김삿갓 계곡을 드라이브 하다보니 또 풍경이 아주 남달랐다는 겁니다.
비가 내리니 계곡의 깊은 맛이 더 느껴졌다고 할까요.
그런대로 아주 멋진 나들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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