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버스가 딱 두 번 지나가는 마을이 있습니다.
그나마 겨울에 눈이라도 좀 내리면 버스가 못 가는 마을입니다.
강원도 어디 깊은 산골도 아닌 성주군에 있는 작은리 마을이야기 입니다.
참외로 이름난 성주군, 그 성주군에 있는 산골마을 작은리를 아세요?
작은리 그 깊은 골짜기를 자전거로 돌아봤습니다.
성주군 수륜면 작은리 라고 합니다.
이름만 보면 작은 마을이라서 작은리라고 하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요.
한자로 '까지 작 鵲', '숨을 은 隱', 을 써서 작은리더군요. 풀이하자면 까치가 숨은 마을쯤 되겠네요.
까치가 숨어들 정도로 깊은 골짜기가 바로 작은리입니다.
자전거를 즐겨타는 우리는 이 깊은 골짜기를 알아내고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바리바리 챙겨서 추위에 아랑곳없이 자전거에 올라타고 갔습니다.
사실 자전거로 구미에서 성주 수륜면까지 오가는 게 만만치는 않습니다.
100km 훌쩍 넘는 거리에 겨울 맞바람까지.....
그래도 거기 작은리가 있다는 거 하나만으로 추위와 맞바람을 참아가며 갑니다.
성주군 대가면까지 가서 칠봉산으로 올라가는 길로 접어듭니다. 빡빡한 오르막이 반겨줍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마을은 칠봉리 입니다.
수륜면으로 넘어가는 찻길이 있어서 그 길로 따라가면 됩니다. 차는 별로 없지만 꾸준하게 오르막이라 좀 힘들더군요.
한참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옵니다. 여기서 용암쪽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곧장 가면 수륜면사무소로 이어지고 고령까지 냅다 갈 수 있습니다. 면사무소 볼일 있으면 바로 가면 되고요. --
이 길은 들어서면 죽전리 지나 대봉리 거쳐 용암면까지 가는 길입니다. 지금 보이는 이 내리막이 다리를 한번 쉬게 해 줄 뿐, 남은 건 뻑뻑한 오르막입니다.
정말 옛날엔 이런 길도 없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데 찾아서 살아 갔을까요.
오르막에서는 맞바람이 아니었으면 좋겠지만, 겨울에는 늘 바람이 앞에서 붑니다. 어느쪽으로 그렇더라고요. 아휴....
드디어 산 정상쯤에 다다르면 작은리 가는 길목이 나옵니다. 반갑네요.
눈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풍경이 예쁩니다. 이쪽도 눈 오면 잘 안 녹는 곳이 아닐까 싶네요. 하도 추워서...
아, 길 좋아요. 아주 구불구불하고 땅이 얼고 녹고 해서 질퍽거리고 아주 좋습니다. 군데군데 살얼음도 있고요. 보기는 이래도 스릴이 만점입니다. --;;
하루에 두 번 버스가 지나가는 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길은 넓더라고요.
응달에는 얼음이.. 햇볕이 드는 곳에는 진흙이.... 자전거 타기 딱 좋더군요. 브레이크가 안잡혔다가 자동으로 잡혔다가 합니다. 체력훈련 빡세게 합니다. --
저~~ 아래로 내려갑니다. 여기부터 작은리가 시작이고요. 그야말로 골짜기 밖에 안 보입니다.
조금 가다보면 거뫼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산 능성을 살짝 넘어가면 거뫼가 있답니다. 안 보고 갈 수는 없죠. 거뫼리로 갑니다.
산 능선을 넘어서니 마을이 보이네요. 몇 채 있습니다.
아따,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뭔가 정겹기도 하고 고향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군불을 때는 건지,.....
다시 나와서, 내려갈 길이 저기 보입니다. 여름이라면 정말 시원하게 달려가고 싶더군요. 근데 너무 추워서.. 그리고 응달에는 살얼음이 끼어서 자전거는 위험합니다. 조심조심...
아침에 구미에서 출발해서 드디어 점심을 먹습니다. 이 컵라면 먹자고 따뜻한 물을 짊어지고 다니자니 보온병 무게까지 더해져 어깨가 어찌나 무거운지....
어쨌든 꿀맛이었습니다. 몸도 조금 녹이고 좋았습니다.
작은리 골짜기를 내려가면 군데군데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이라고 하기엔 그렇기도 하네요. 아무튼 몇 채씩 띄엄띄엄 모여서 있습니다.
버스정류장에 덩그러니 자전거가 있더군요. 앞에는 어느 분이 버리렸는지 빈 술병이 뒹굴고 있고요. ㅎㅎ
춥지만 그래도 깊은 골짜기 라이딩이 재미는 있습니다. 조용한 산골마을 풍경 보는 느낌도 참 좋고요.
그 몇 채 없는 가운데 빈 집이 또 더러 있습니다. 집은 사람이 없으면 이내 허물어 집니다.
저기 보이는 마을에도 빈집이 있어요. 마을이라도 사람 사는 집은 한두 집 뿐입니다.
골짜기 중간에 제법 큰 저수지가 있습니다. 살얼음이 얼어 있네요.
아래로 갈 수록 눈은 없어집니다. 길도 좀 나아졌고요. 온도 차이가 좀 나네요. 산 위쪽 하고는 확 달라집니다. 뭐.. 그래도 겨울이니 춥네요.
길도 평온해 졌습니다. ㅎㅎ 마을에 집도 더 많네요.
작은리 참 골짜기 아닌가요? 자동차 한 대 딱 지나갈 수 있는 길이 마을 전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네요.
작은리 마을회관입니다.
작은리에서는 가장 번화가(?)라고 봐야겠죠.
지나는 길에 인사를 나누고 마을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도 해봤습니다.
늘 그렇듯 옛날에 견주면 지금은 거의 마을을 다 떠나고 어른들만 산다고 하네요.
뭐 요즘 시골 다 그렇습니다. 그나마 요근래 '귀농',' 귀향' 해서 좀 다행이긴 하지만요.....
성주군 수륜면 산골마을 작은리 한 번 가보세요.
자전거로 돌아본다면 더 좋구요.(같이 고생좀 하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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