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김천시 난함산(내남산)을 가다가 두원역에 들렀습니다.
문 닫은 간이역이 많은데 두원역도 마찬가지네요.
1955년에 문을 연 역이 2005년 3월 문을 닫았으니 50 년의 이야기를 간직한 역 입니다.
경북선에는 기차도 자주 없습니다.
그래서 문을 닫은 간이역을 둘러보면 쓸쓸함이 더 크네요.
찻길 바로 옆에 두원역이 있습니다. 50년 이라면 짧지 않은 세월인데 그 긴세월 이야기를 묻어두고 역은 문을 닫았습니다.
허락 없이 들어가면 일 천 만원 벌금입니다. 음, 큰일이네요. 벌기도 힘든데... 얼른 구경하고 싹 내빼야 하겠습니다.
건물은 시멘트가 조금씩 벗겨진 곳도 있고, 칠이 벗겨진 곳도 있고 그러네요. 사람이 없으면 건물이든 땅이든 참 희한하게 알아채는 거 같습니다.
언제나 확인! 안전이 가장 우선이니까요.
오가는 사람이 없으니 철길가에도 승강장에도 풀이 스믈스믈 올라옵니다. 풀들도 사람 안다니면 귀신같이 알아 챕니다. ㅎㅎ
여기에 앉아 열차를 기다렸을텐데... 문 닫은 역이란 걸 이 부서진 의자에서도 느낍니다.
그냥 보기만 해도 쓸쓸합니다.
이래저래 다들 도시로 떠나고, 이렇게 차츰 시골은 지나는 버스도 자꾸 줄어들고 기차도 줄어들고... 끝내는 사람까지 줄어서 마을이 황량하게 바뀌어 가죠.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가슴이 무거워 집니다.
경북선 철길은. 참으로 매력있는 길입니다. 구불거리는 정도가 참 보기 좋다고 할까요? 아무튼 그 휘어짐이 참 예쁩니다. 그래서 일부러 경북선을 타고 구미에서 영주까지 간 적도 있습니다.
부서진 의자를 뒤에서 보니 더 처량하네요. 뒷모습이 초라한... 뭐 그런건가 봅니다. ^^
아마 예전엔 역전상회쯤 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 봅니다. 문을 두드려서 물어 볼 수도 없고 유리가 가게처럼 생겼네요. 아니면 탁배기집 정도...
역앞 찻 길. 이 길은 김천에서 상주로 가는 길 입니다.
간이역 문을 닫으면 희한하게도 그 앞쪽 골목도 갑가지 활기를 잃어버립니다.
지금껏 다녀 본 간이역들... 문을 닫은 곳은 거의 그랬습니다.
하기야 당연한 이야기겠죠.
오가는 사람이 없으니 가게도 문을 닫고 쓸쓸한 곳에 살기 힘드니 이사를 가고, 빈 집이 되고 빈 마을이 되어가고...
뭐 그렇게 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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