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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곳

영양 서석지 - 영양 가볼만한곳

by 금오노을 2016.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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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이 쭉 이어지다가 어느날 아침에 해가 쨍하고 얼굴을 내비칩니다.

오랜만에 쨍한 해를 보니 반갑기도 하고 기분이 덩달아 좋아집니다.

이럴 때 길을 나서는 게 좋겠다~ 하는 생각에 바삐 지도를 꺼내서 훑어봅니다.

영양군쪽으로 가보자, 해서 다짜고짜 갑니다.


30분쯤 지났을까요. 쨍하던 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차츰 얼굴을 감추더니 어제처럼 다시 흙빛이 되어갑니다.

시간은 오전인데 벌써 저녁인가 싶을만큼 어두워지더니 아예 대놓고 비가 내립니다.

집을 나서고 아직 한 시간도 안 되었으니 돌아가면 나을까 이대로 가는 게 나을까 하며 한참을 고민합니다.

고민하는 사이에 또 시간이 흘렀으니 어쩌나요. 에라 가보자 하고는 영양군까지 갑니다.

가다보면 또 그칠지도 모르지, 하는 생각을 비웃듯 비는 갈수록 더 내립니다.


'아침엔 왜 그랬대? 해가..."

뭐 이런저런 투덜거림과 함께 하다보니 어느새 영양 서석지에 닿았습니다.

어떤 준비도 없이 나와서 우산도 없고, 얼른 구경하고 가자는 생각으로 서석지에 들어갑니다.

즐거운 나들이 길이지만 비 내리는 양에 따라 투덜거림도 더합니다. 겨울 추운 날씨에 비까지 내리니 마음도 차갑게 가라앉아 버립니다.



서석지 안내글을 먼저 읽어봅니다. '조선 광해군 때 정영방 선생이 만든 조선시대 민가의 대표적인 연못'이라고 합니다.

    


문을 들어서면 먼저 눈에 띄는 건 위에 보이는 '경정'입니다. 연못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보통 한옥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마당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서석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문이 담장과 같은 방향으로 있어 들어서고 고개를 돌려야 정면으로 연못이 보입니다.




대문을 들어서면서 순간 아! 하고 감탄이 나옵니다. 이거 실제로 봐야 이런 감정을 느끼는데 사진 기술이 모자라서 감탄한 만큼 찍어내지를 못했습니다.



한참 골짜기를 들어와서 이런 멋진 경치를 보게 되니 저절로 감탄하게 되었고, 비가 내려 축축했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싹 가셨습니다.



마당 한쪽에는 오래된 나무가 있습니다. 돌아보는 내내 자연스런 꾸밈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릅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문이 서석지 정문입니다. 들어서서 고개를 오르쪽으로 살짝 돌려야 전체가 보입니다.



안내에 따르면 위 사진에서 오른쪽 연못에 보면 바닥에 돌들이 보입니다. 연못을 만들 때 일부러 가져다 꾸민 게 아니라 자연스레 있던 돌들이라 합니다. 

그래서 더 자연스런 조화를 이루는지도 모르겠네요.




연못 건너 보이는 건물은 '주일재'입니다. 그 주일재 앞으로 연못 둘레가 조금 튀어나와 있는데요. 여기 심어 놓은 것들이 대나무, 소나무, 매화, 국화입니다.

이렇게 네 벗을 가꾸어 놓고 이름을 '사우단'이라고 했습니다. 



 대나무에 살짝 가려져 있는데 이렇게 가까이 당겨보면 '사우단'이란 빗돌이 보입니다.



뒤쪽으로 가보면 이렇게 또 건물이 있는데요. '수직사'라 합니다. 두 채가 기역자로 있습니다.



서석지를 둘러보고 나오다보면 마을앞 길옆에 연당리 석불좌상이 있답니다.

구경하고 가야지요. 



약사불인데요. 여기저기 깨지고 금도 가고 해서 불안해 보입니다. 얼굴이 좀 삭았네요. 이건 대충봐도 세월에 자연스레 녹아든 게 아니라,

아무렇게나 만지고 건드려서 그런거 아닌가 싶네요. 




문화제에 대해 큰 애정이 없을 때, 지나가며 되는대로 툭툭 치고 했겠네요. 그러다보니 이 지경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어이없게도 오른쪽 어깨에는 시멘트가 발라져 있습니다. 이게 통일신라시대 때 만든 불상으로 본다면 그래도 귀한 문화재 자료인데 이 모양이 되었네요.

얼굴 위 이마와 머리도 곧 떨어질까 조마조마합니다. 

그나마 아래쪽은 좀 살아 있어 다행입니다.



마을앞 냇가에는 큰 느티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요. 250년이 넘은 나무이고 마을에서 해마다 동제를 올리는 당산나무입니다.

밑에 내려가서 보니 바위와 함께 얽키고 설켜서 어떤 게 바위고 나무인지 헷갈립니다.


다 둘러보는 내내 비는 옵니다.

빗줄기가 차츰 더 굵어져서 사진을 더 찍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또 바람까지 부니 얼마나 춥던지.

비 탓에 마음이 바빠지니 걸음까지 바빠졌습니다. 좀 더 꼼꼼히 보고 올 수 있는 걸 서둘러 마무리 하고 왔습니다.

영양군 서석지 그 아름다운 경치는 참 오래 남을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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