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가 좋다 싶은 곳엔 정자가 하나씩 있습니다.
경치가 좋아서 정자를 지은 건지, 정자가 있어 경치가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좀 풍경이 괜찮다 싶으면 정자를 지어 놓았습니다.
다니다 보면 이 정자를 안 볼 수도 없고 정자를 봤으니 또 이렇게 글을 하나 씁니다.
안동시 풍산읍에 있는 '체화정'인데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00호로 지정되었습니다.
조선 영조 때 세운 정자이고 진사였던 이민적이 학문을 닦던 곳입니다.
체화정은 안동 하회마을에서도 가까워요. 그렇기 때문에 하회마을에 가려 좀 덜 알려졌는데 여기 은근히 멋진 곳입니다.
체화정은 풍산읍에서 안동으로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풍산 버스터미널에서도 가깝습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짜리 팔작지붕입니다. 또 체화정 앞에는 만들어 놓은 연못이 3개 있답니다.
어렸을 때 저도 집에 이런 정자 하나 있었으면 학문을 좀 닦았을 텐데요. --;
예천에서 풍산으로 가는 길에 본 풍경입니다. 누런 벼가 이젠 수확을 기다리고 있네요. 한쪽에선 열심히 벼를 거둬들입니다. 농부들 주머니 좀 채워지면 좋겠습니다.
여긴 벼 베기가 끝났어요. 사실 벼농사가 예전과 같지 않답니다. 요샌 기계만으로도 농사를 지을 수 있으니 합니다. 뭐, 돈이 안 되기 때문이죠. 벼농사란.
체화정에 왔습니다. 저~기 연못 앞에 정자가 살짝 보입니다. 얼른 가보고 싶어지네요.
얼른 왔습니다. 캬아~ 정자 양쪽을 지키듯 서 있는 나무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네요. 참, 체화당에서 체화란, 형제의 화목과 우애을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대충 어떤 정자인지 알 수 있겠지요?
참으로 우리나라 정자는 멋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기와 건물은 맨땅에 세우지 않고 뭔가 돌무더기로 이렇게 한 층 정도를 높여놔서 더 멋있죠.
어딜 가도 알 수 있는데, 기와 건물은 먼저 바닥을 좀 높여놓고 짓습니다. 마당에 서면 누구든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더 묵직해 보입니다.
문이 열릴까? 싶어 살포시 열어보니 열립니다. 여름에 쓰던 건지 선풍기가 저 안쪽에 보이네요. 전통 건물 문 여는 소리가 정겹습니다. 끼~이~익!
소박한 듯하면서 웅장해 보이는 그런 정자입니다. 가운데에 온돌방이 끼어 있습니다. 아궁이가 저 안쪽에 있어 불 때기가 좀 힘들어 보이네요.
가운데 있는 방입니다. 겨울에 불 좀 지펴놓고 글을 읽으면.... 안 해봐서 모르겠네요.
처음에 위 모습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어? 방에는 왜 문이 뒤집혀 달렸지? 였습니다. 문짝을 앞뒤 바꿔서 달아 둔 거 같아서 말입니다.
바깥에도 문종이를 발라놔서 그런 거 였습니다. --
체화정 앞쪽에 연못입니다. 뚜엉~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는데요. 보기에는 이래도 물속에 잉어들이 많더라고요.
먹이를 먹는 건지 한 번씩 소리를 내며 머리통을 확 내밀었다 가네요.
어느쪽에서 봐도 체화정이 참 멋지네요. 아니 뭐 학문이 그냥 닦이겠어요. ^^
연못 건너편에서 저 멀리 체화정을 봅니다. 물이 좀 더 깨끗했으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학문이 잘 닦일 텐데 말입니다.
체화정 앞마당에서 본 은행나무입니다. 파란 하늘과 노란색을 껴입는 은행나무가 시원하게 보이는데요. 경치를 좀 깎아 먹는 저 전깃줄이 거슬립니다. 아이고.
어떤가요?
조용하게 감상할 수 있는 안동 체화정입니다.
안동 하회마을 가는 날, 여기도 꼭 한 번 들러보세요.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발걸음이 헛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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