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에서 울진으로 가는 중입니다.
쭉쭉 달릴 수 있는 7번 국도를 벗어나 바닷가 길로 달려가면 후포항을 지나게 됩니다.
후포항 바로 옆에 갓바위 전망대가 있습니다.
넓고 편한 길을 두고 구불구불 바닷가 길로 왔으니 이미 빠른 걸음은 포기했습니다.
행여 빠르게 지나치다가는 이런 멋진 구경거리를 놓치게 됩니다.
어차피 길이 그래서 빨리 가지도 못하지만 천천히 가다보면 볼만한 곳이 많습니다. 여행은 좀 천천히 가도 되는 거죠.
후포항이 끝나자마자 갓바위가 바로 나옵니다.
길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살포시 둘러봅니다.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전망대에는 신경림 시인이 쓴 (동해바다-후포에서-)란 시가 있어요. 2분만 시간 들이면 다 읽습니다.^^
갓바위인데 왜 갓바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바위가 대충 보면 갓처럼 생겼는데 아마 그래서 갓바위라고 하겠지요.
갓바위 이용 안내문이 있네요. 당연한 말이지만 쓰레기는 버리지 말아야죠.
이날 바람이 세게 불어 왔는데요. 여기 걷는데도 몸이 휘청휘청합니다. 그런데 사진에서는 파도도 거의 없네요. 맙소사!
갓바위 가면서 보는 후포항쪽 모습입니다. 뭐 방파제만 보일 뿐입니다.
저 건너 보이는 곳이 전망대입니다. 저기서 여기를 보는 모습도 또 일품이죠.
후포방파제 등대입니다. 등대는 빨간색이 많아요. 아무래도 눈에 띄어야 하니 빨간색이 많습니다.
사진에는 이렇게 보여도 이 때 파도가 꽤나 높았습니다. 철썩 철썩 하는데 속까지 시원하더군요.
갓바위 위에 일부 시설이 좀 부서졌어요. 이렇게 줄만 쳐놓을 게 아니라 얼른 고쳤으면 좋겠네요.
바위가 보이는데 파도가 치면서...
이렇게 덮어 버립니다.
고칠 때가 된 건지, 나무 계단들이 좀 삐걱거려서 불안하긴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여기서 사고도 났다는 뉴스를 나중에 알았네요.
갓바위에서 나와 맞은편 전망대로 갑니다. 계단 올라가는데 봉고차 한 대 서더니 차에서 내린 아저씨 한 분 길가에 대고 시원하게 소변을 봅니다.
아니 좀 안 보이는데 가서 일을 보던가 하지 우째서 계단 올라가는 그 길에 아주 대놓고 아랫도리를 까서는 볼일을 보는 건지. 실하지도 않더만.
봉고차에서 열 분 가까이 내리던데 다들 얼굴이 발그레 하니 취기들이 있네요. 아무리 그래도 소변 볼 때는 좀 주위를 봐가며 봅시다. 네?
애궂게 술 취한 아저씨 아랫도리를 본 후라 찝찝한 기분이 남았지만 바다 시원한 풍경을 보니 또 이내 잊게 됩니다. 다행이네요.
구불구불한 이 길로 계속 올라갈 겁니다. 저 멀리 후포방파제가 보입니다. 작게 빨간 등대도 보이고요.
이런데 올라오면 이런 사진 한 짱 찍고 가야 재밌죠. 보는 분들이야 뭐 그리 재미 없겠지만....
멋진 갓바위를 구경했습니다.
파도가 높았고 바람이 좀 세게 불어서 서늘한 날씨였는데 그래도 풍경이 예뻐서 마음이 시원하게 씻겼습니다.
울진 후포리에서 갓바위 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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