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천 민속 마을입니다.
청송군 파천면에 있는 전통마을인데요. 송소고택이 많이 알려진 곳이죠.
드라마 촬영을 하기도 했고, 주말이면 사람이 많이 찾는 마을입니다.
목적지로 온 것은 아니고 지나는 길에 들른 곳입니다. 여행할 때 지나다가 얼떨결에 보게 되는 이런 관광지를 보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아무튼 민속마을 이라는 간판이 보여서 얼른 차를 세우고 돌아다닙니다.
이 마을에는 청송 심씨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고려말 이성계의 혁명에 등 돌려 조정에 나가지 않고 산골짜기에 은거하며 산 '심원부'의 후손들입니다.
마을 안에 차를 세워도 되겠지만(주말이면 복잡해서 안 될 듯) 어차피 고택들이 흩어져 있어 좀 걸어야 합니다. 주차장에서 마을까지 가는 길이 참 예쁘네요.
저 앞에 마을이 보입니다. 이 길 옆으로도 생태연못이라고 해서 예쁜 연못이 있는데 물이 없어서 아쉽네요.
마을이 보입니다. 우선 누런 들판이 반기네요. 마을 뒷산과 누런 들판이 어우러져서 그림처럼 예쁜 마을입니다.
꼬부랑 담장이 보기 좋지 않나요? 우리 옛길은 보면 구불구불 참 멋스러웠는데 요즘 길은 거의 수평에 일자로 쭉 뻗었죠. 편하긴 하지만....
창실고택입니다. 조선 영조때 만석 부자인 심호택의 동생을 위해 지은 집입니다.
창실고택은 한옥 체험과 함께 문인화 체험, 다도 체험, 세시풍속, 부채 만들기 같은 전통문화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1박2일 촬영도 했습니다. 촬영할 만한 곳이라고 봅니다. ^^
안채, 사랑채, 부속채가 서이 이어져 ㅁ자 형태를 하고 있는 고택입니다.
여기는 찰방공종택입니다. 역시 민박도 할 수 있고요. 고즈넉한 분위기가 참 좋은 고택입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친절합니다. 마음씨도 곱고요.
(찰방공종택은 청송 심 씨 악은 공의 9세손인 찰방공 심당의 종택으로 1920년경 건립되었습니다.)
안쪽 모습입니다. 집안은 ㄷ자 구조로 되어 있어요. 포근하게 쉴 수 있는 고택입니다.
고택 마루마다 뭔가가 말라가고(!) 입어요. 대추, 호박, 감... 뭐 여러가지 것들을 말리고 있네요.
송소고택입니다. 마을에서 가장 큰 고택입니다.
이 집은 조선 후기 영조 때 만석꾼으로 불린 '심처사'의 7대손 '송소 심호택'이 1880년 무렵에 지은 집입니다.
대문채와 큰사랑채·안채·사당채로 이루어져 있는데, 집이 얼마나 크고 어마어마한지 ‘송소고택’ 보다는 흔히 ‘심부자집’이라고 합니다.
조선시대 민가 최대 크기인 아흔아홉 칸으로 지었다고 하며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6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으리으리한 건물들이 보입니다. 앞에 보이는 담장은 헛담장이라고 합니다.
남녀가 유별하던 조선시대에 아녀자들이 드나들며 남정네들을 보는 게 좀 그렇다고 해서 쌓은 담이라고 하네요.
민박 체험을 하면 이 장작들로 군불을 때는가 봅니다. 아, 옛날 군불에 데워진 따끈한 아랫목이 생각납니다.
송소고택 안쪽입니다. 너른 마당에 닭 몇 마리 뛰어 놀면 좋겠네요. 강아지가 그 닭을 또 죽으라고 쫓아 다니고...
감, 호박이 마루에 있는데요. 이런 건 보기만 해도 가슴이 편안해 지는 거 같습니다.
방마다 고무신이 앞에 놓였네요. 왜 고무신이 이렇게 많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민박 할 때 신는 거 같습니다.
송소고택은 역시 넓습니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봤네요.
고택을 돌아다니며 느끼는 게 있다면 아, 이런 곳에 한 번 살아보고 싶다 하는 겁니다. 막상 여기 사는 분은 뭐 꼭 그렇지도 않다고 하네요. 열흘만 살아 보라고 합니다. ^^
송정고택입니다. 송정고택은 송소 심호택의 둘째 아들인 송정 심상광이 살던 집입니다. 집 앞을 지키듯이 앉아 있는 개가 있죠. 이름이 복돌이랍니다.
너 앞은 잘 보이냐? ㅎㅎ 사진을 찍으라는 듯 자세를 잡아 주더군요. 가는데마다 졸졸 따라다니니 은근 신경 쓰이기도 했고요.
냄새 좋은 모과입니다. 못났지만 냄새는 좋죠. ^^
수세미가 묘하게 꼬였네요. 구렁이 처럼...
철기 이범석 장군 명상길이 있네요. 독립운동가였던 이범석 장군이 저 위에 올라 마을을 내려다보며 명상에 잠긴 곳이라고 합니다. 사실 좀 뜬금없긴 했습니다.
요즘 어딜가나 감이 많이 보입니다. 떨어진 감을 이렇게 한 곳에 모아놨네요. 곧 홍시가 되겠죠.
마을 반대쪽 끝으로 가면 덕천교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보면 이런 멋진 왕버들이 있어요. 근육질의 단단한 몸이죠.
이런저런 설명이 없어 잘 모르겠는데 왕버들나무 있는 여기에도 뭔가 고택이 하나 있습니다. 문이 닫혀있어 담장 너머로 사진만 찍었습니다.
시골집 담장에는 여러가지가 있어요. 콩도 이제 알이 잘 여물어서 가을 하늘과 멋지게 어울립니다.
우연찮게 들른 곳이지만 옛 집에 흠뻑 빠져서 두 시간을 넘게 머물렀습니다.
마을 분들이 다들 얼마나 친절한 지 마음이 따뜻해 지는 덕천 마을입니다.
청송 덕천 민속마을 꼭 한 번 들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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