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볼만한곳

천태산 영국사 올라가는 길

by 금오노을 2015. 4. 17.
반응형

충북의 설악산이라고 할만큼 아름다운 산이 있습니다. 

바로 천태산입니다. 그 천태산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영국사!

영국사 올라가는 길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산아래 주차장에서 영국사까지는 1km남짓.

계곡을 따라 가며 풍경에 빠져 있다보면 어떻게 절까지 올라갔는지 모르게 오르게 됩니다.   



그 영국사 오르는 계곡길을 소개합니다.

1km쯤 되는 길이지만 터벅터벅 걷다보면 힘든 거 모르고 가는 산책길 수준입니다.

아이고 숨이 좀 차네 싶으면 절에 다다르게 됩니다.


천태산 진입로입니다. 지략1교 앞인데요, 다리 위에서 두 사람이 손을 들어 인사하며 반깁니다. 


벌써 저 뒤로 보이는 산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평일 오전이라 주차장이 한산합니다. 그래도 벌써 관광버스는 몇 대 와있어요. 사진에는 안 나오지만... 


날이 흐리네요. 오후에 비온다고 했는데 좀 불안합니다. 요새 비 온다는 예보는 좀 맞아가던데.... 저기 나물 파는 아주머니 있는 곳으로 올라갑니다.


산으로 들어서자 이렇게 멋진 시들이 길가에 쭉 걸쳐져 있습니다. 시간이 많으면 좀 읽으면서 가도 됩니다. 보통은 제목을 보며 가다가 맘에 들면 읽게 되죠.


그 중에 하나 이 '팽목항 가는 길'이 눈에 걸립니다. 오늘(4월16일)이 바로 세월호 사고 1주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괜스레 산에 오르며 풍경을 즐기는 것도 미안해 집니다. 


요즘 여기저기 금연이라고 하는데 더구나 산에서는 담배를 못 피우게 되어 있는데 우째 산 오르는 길에 담배를 파네요. 산을 오르며 첫번 째 눈에 거슬리는 풍경이었습니다. 


여기도 눈에 띄는 게 있습니다. '잊지말자 대한민국'.... 뉴스를 보니 세월호 '4.16 기념의 밤'  추모제 행사에도 이 나라는 차벽으로 막고 행진을 막았다고 합니다. 


'충북의 설악 천태산 계곡'이라고 써 있습니다. 이 계곡을 가다보니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바위며 나무며... 풍경이 예쁩니다.


어느 정도 오르는 동안 길은 이렇게 평탄합니다. 가다보면 떨어질듯 옆에 서 있는 바위 낭떠러지가 아찔한데요, 그 모습들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바위를 타고 옆으로 구비도는 요런 길도 참 멋있습니다. 맛있는 길이라고 해야 할까요. 옆으로 흐르는 물소리는 맛난 조미료가 됩니다.


산책로에 놓인 돌덩이 하나, 나무 한 그루... 어디 예사로 놓인건 아닙니다. 한폭 한폭 그림이 되더군요.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주왕산 폭포 가는 길 보다 더 여유롭고 멋스럽습니다.   


길에 뾰족하게 솟은 돌부리나 나무 뿌리만 조심하면 오르는 길은 편안합니다. 사진으로 봐서 알겠지만 조심하고 어쩌고 할 것도 없지만요.


다만 한가지 눈에 자꾸 걸리는 게 있다면 길 옆으로 주욱 쳐져있는 흰 줄입니다.   


물줄기 앞으로 이렇게 띠를 해서 막아놓았는데 버섯 작목 때문에 그런가 봅니다. 이해는 하지만 '폴리스라인'처럼 이렇게 해놓으니 좀 거시기 합니다.  


삼신할멈바위 입니다. 이런저런 말없이 그냥 판대기만 꽂아뒀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합니다. 여기 보니 돌맹이는 많이 쌓여 있는데요. 출산율은 자꾸 떨어지니 희한하네요.


바위 밑으로 자잘한 돌맹이들 꽤 많습니다. 저 숫자대로만 해도 출산율 꽤 올라가지 싶은데 말입니다.


삼신할멈한테 빌고 나면 다리 힘을 기르라는 뜻에서 일까요. 평탄하던 길이 오르막으로 바뀝니다. 아, 그렇다고 숨이 턱에 차거나 하진 않습니다. 믿어 주세요.


가다가 또 재밌는 걸 보게 됩니다. 바위를 타고 나무가 자랐는데요. 마치 뿌리가 두 개 처럼 보이더라고요. 뿌리가 다시 바위를 타고 땅으로 가서 또 뿌리가 되었습니다. 아, 말도 어렵네요.


삼단폭포까지 왔습니다. 옛명은 용추폭포라는데요. 저는 용추폭포가 맘에 드는데요. 


삼단폭포가 삼단으로 흘러 내려서 삼단폭포라 하나 봅니다. 나뭇가지에 가려 2단 째가 안보이네요. 


사진을 찍으면서 가다보니 산악회에서 단체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밑에서 올 때부터 뭔가 큰 소리가 자꾸 나더라니 이사람들 이었습니다.

인디언인가요? 

"아루루루루....."

뭔가 알 수없는 괴성을 지릅니다. 뒤따라 가다가 깜짝깜짝 놀랐는데요. 하여튼 '야호'를 하듯 그렇게 소리를 질러댑니다.

사람도 이렇게 놀라는데 산짐승들이야 오죽할까요.

아니, 대관절 산에 와서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단체로 왔는데도 누구 하나 말리는 이도 없고.......



어디 만만한 틈만 있으면 우리는 탑을 쌓네요. 그래서 산에 가보면 여러가지 돌탑이 많죠. 그때마다 뭔가 바라는 마음을 담았을테고요. 다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산악회에서 질러대는 괴성에 짜증이 날 무렵 영국사 일주문이 보이네요. 그나마 기분이 좀 풀립니다. 절까지 다 왔습니다.

문화재 구역이라 입장료가 있습니다. 딱 천원 짜리 한 장 받고 있습니다. 

천태산 오르는 길목이라 빼도박도 못하고 입장료는 내야 합니다. 그래도 다른 절에 대면 싸죠. 천 원.

멋진 풍경을 보고 신선한 공기를 덤으로 얻어가는데 기분 좋은 입장료라고 생각합니다.

 

이 멋스런 풍경을 깨는 그 괴성만 아니었다면 100점짜리 길입니다.

망할놈의 그 괴성 때문에 놀라서 푸드득거리며 날아가는 새한테 왜 내가 미안해 지던지....

충북의 설악산이라는 여기 천태산 계곡길을 꼭 한 번 걸어보세요.

다만 소리지르고 싶은 충동은 참으시고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