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석굴암이 있는 군위로 갑니다.
군위 삼존석굴에서 1km 남짓 떨어진 곳에는 돌담으로 이름난 한밤마을이 있습니다.
늦가을에 이 한밤마을로 가서 돌담길을 거닐어 봅니다.
이 둘레에서는 성주 한개마을과 함께 돌담으로 꽤 이름나서 사람들이 제법 많이 찾아오는 마을입니다.
블로그 글을 쓸 때 늘 대중교통 정보도 나름대로 쓰고 있는데요.
버스여행으로 이 한밤마을을 간다면 시간도 잘 맞춰야 합니다. 거의 한 시간 넘게 한 대씩 있으므로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군위나 효령면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부계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됩니다.
만약 택시를 타고 싶다면 효령면에서 타는 게 그나마 나은데요, 15분쯤 걸리는 거리이고 택시요금은 2만원쯤 나옵니다. 참고하세요.
'행복한밤마을'이라고 하는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입니다. 그냥 '한밤마을'이라고 많이들 그럽니다.
마을에 내려 가볍게 아침을 한 그릇 먹고 돌아봅니다. 마을에 식당이나 가게가 잘 되어 있으니 먹을 것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마을 들머리 길에 멋진 조형물을 하나 세웠는데요. 설명이 없어 뭔뜻으로 세웠는지는 모르겠네요.
아, 여기가 한밤마을이구나 하고 알겠네요. 근데 뭔 뜻으로 세웠는지는 알 수가 없어서...
한밤마을을 왜 한밤이라 했을까 궁금해서 찾았더니 이렇게 나옵니다. 시간나면 읽어보세요. http://www.hanbam.net/01_about/about_01.asp
솔밭공원부터 둘러보고 돌담길로 가려고 합니다. 솔밭공원에 이용안내판이 있는데 반은 벌레가 먹었나 봅니다. 운영위원회에서 다시 좀 신경을 써야 하겠네요.
소나무 숲이 괜찮던데요. 솔밭 사이로 걸을 수 있게 길도 잘 해놨고 밤에는 조명도 들어오지 싶네요. 등불을 길 양쪽에 가지런히 해놓은 거 보면...
그냥 가도 되는데 이런 거 보면 또 괜히 한번 찍어주고 갑니다.
솔밭에 수많은 소나무 가운데 가장 굵은 소나무를 찍었습니다. 오래된 소나무의 기를 좀 받아보자는 뜻으로 말입니다. ^^
소나무가 멋지게 서 있습니다. 옆에 있는 비석하고 참으로 잘 어울리네요.
용이 승천하듯 소나무가 쭉쭉 뻗어갑니다.
임진왜란때 공을 세운 홍천뢰, 홍경승 두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자 세운 추모비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옆에 안내문에 다 써있습니다.
대율초등학교 정문에 붙은 건데요. 저도 홍창식님 장군진급을 축하합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요. ^^ 대율초등학교 25회 동기분들 기분 좋겠어요.
자, 마을 돌담길로 들어 섰습니다. 감나무에 매달린 감이 맛나게 보입니다. 아래쪽 홍시는 벌써 까치가 좀 빼먹었네요.
마을 곳곳 돌담길이 엄청나네요. 잠깐 시간을 거슬러 간 듯 합니다.
돌담 너머로 감이 빨갛게 익어가고요. 풍경이 잠깐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한밤마을에는 산수유도 꽤 많습니다. 담벼락마다 산수유가 가지를 늘어뜨리고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네요.
겨울이면 시레기국이 참 좋은데요. 시레기 말리는 걸 보니 국이 한 그릇 땡기네요.
폭이 좁은 돌담길은 더 멋스럽지 않나요. 사뿐히 지나다보면 이거 정말 옛날로 돌아간 듯 느껴집니다.
담장 위에는 산수유가 주렁주렁.. 이걸 따서 약재로도 쓰고 그런답니다.
마루 위에 매단 곶감이 잘 익어갑니다. 빨간 감빛깔이 가을을 더 가을답게 하네요.
돌담 사이를 걸으면 발아래 바스락 거리는 소리도 정겹습니다. 더러 담 너머에서 들리는 얘깃소리에 귀도 살짝 귀울여 봅니다.
가을이 끝나가고 있는데요. 이제는 문득문득 겨울 냄새가 나기도 합니다.
녹슨 우편함이 눈길을 끕니다. 옛날 이런 우편함에는 오매불망 기다리던 편지가 있었는데... 요샌 세금고지서만 꽂혀 있습니다.
마을 가운데 있는 대율리 대청입니다. 시원하게 생겼습니다. 잠깐 앉아서 바람도 쐬고 쉬웠다 가기 좋은 자리네요.
이런 금연구역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하긴 요새 담배 피우는거 눈치 많이 보일겁니다. 담배 안 피우는 우리한테는 기분좋은 글이구요.
담장 위에서 뭔가를 열심히 찍고 있습니다.
열심히 찍은 사진이네요. 하아, 고무신과 무말랭이, 곶감을 찍었군요.
돌담, 감, 산수유가 많은 한밤마을 입니다.
감이 담장으로 뚝 떨어졌네요. 홍시가 터졌어요. 맛있겠네요. ^^
낮으마한 돌담이 정겹지 않나요? 가슴께 높이로 쌓은 돌담이라 높지 않으니 마음까지도 여유가 있습니다. 양반촌에 가보면 담장이 어머어마한데, 그래서 마음까지 닫히곤 하죠.
텃밭 한쪽에서는 배추가 잘 크고 있습니다.
길이 있겠거니 하고 걸어갔더니 아주 어렸을 적에 본 듯한 집이 나오고 길도 끝입니다. 문득 어릴적 기억이 떠올라서 잠깐 서있다가 갑니다.
이 감을 언제 따려고 이렇게 두었을까요. 토종감이라 알이 작습니다.
어지간한 곳엔 이렇게 문이 닫혀있어 돌담 너머로 구경해야 합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담장이 낮으니 괜찮습니다.
마을 분들이 살고 있으니 시끄럽지 않게 다녀야 하겠네요.
전통마을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그곳에 사는 분들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고 다녀야 합니다.
사실 담장 너머로 사는 집을 막 둘러보고 하면 그게 그리 기분 편치만은 않을 겁니다.
아무튼 시끄럽지 않게 조심해서 구경하기를 바랍니다.
돌담길 아름답고 산수유와 감이 깊은 가을을 색칠하는 마을이었습니다.
군위 한밤마을에 꼭 가서 멋진 돌담길 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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