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소리길을 가다보면 길상암이 있습니다.
해인사에 딸린 암자인데요. 이곳에 부처님 사리를 모셔 놓은 적멸보궁이 있습니다.
길상암은 해인사에서 1km 아래쪽으로 내려오면 있습니다.
길상암은 1972년 영암스님이 세웠다고 합니다. 역사로 보면 그리 오래 된 곳은 아니네요.
가야산 소리길을 걷다보면 어디서나 눈에 띄는 큰 탑과 불상을 보게 되는데요. 이 뒤 산 중턱에 길상암이 있습니다.
왼쪽부터 미륵불, 약사여래불, 불광보탑 이라고 합니다.
암자 아래 서 있는 미륵불입니다. 미륵불 뒤로 보면 암자가 살포시 보입니다.
소리길 걷다보면 사람들 발걸음이 잘 멈추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요. 이 길상암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볼만한 풍경이라는 뜻이겠죠.
원래 돌계단이었는데 이렇게 새로 계단을 잘 만들어 놨네요. 그래서 더 올라가고 싶은 욕망을 부추깁니다. ^^
욕망에 이끌려 올라가 봅니다. 이거 맨날 책상에 앉아만 있다가 올라가보니 겨우 이딴 계단 올라가는데도 뭔 종아리며 허벅지가 이렇게나 아픈지... 완전 저질체력입니다.
조금 올라오다 돌아보니 또 밑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네요. 풍경은 자꾸 위로 갈수록 보기 좋죠. ㅎㅎ
다른 사람들은 잘들 올라가는 계단인데 이거 뭐이리 길던 지.... 아무튼 우린 헥헥 거리면서 오릅니다. --
사진기 있으면 좋은 점이 저런겁니다. 힘들다 싶으면 앉아 쉬면서 사진 찍는 척 하면 되니까요. 뭐 별달리 찍을 것도 없어요. 숨차면 한 번씩 앉아서 저러고 갑니다. ㅎㅎ
좀 올랐다 싶었는데 계단이 남았네요. 이렇게 재미난(?) 길을 오르면 길상암이 떡 하니 나타납니다.
찍은 사진을 확인하며 마음에 안들면 다시 찍고 합니다. 꽤나 진지한 얼굴이지만 사진은 거기서 거깁니다. 집에 와서 보면 쓸만한 거 몇 장 안됩니다. ㅎㅎ
길상암 위쪽에 범종각이 있네요. 목어가 눈에 띄는데요. 종이 새로 칠을 한 건지, 너무 튀는 색이라 좀 그랬습니다.
길상암 대웅전 입니다. 마주보이는 산 풍경이 절로 마음을 평온하게 합니다.
나한전이 저 위에 보입니다. 여기가 끝인 줄 알았더니 위로 계단이 더 있습니다. 적멸보궁이 거기 있다는군요. '가보면 좋아요' 하고 일하는 분이 한마디 해 주시는데..
그 한마디 듣고 또 계단을 올랐습니다.
나한전 옆으로 이렇게 철문이 있고요. 열려 있습니다. 올라가 보죠.
몇 걸음 올라서자 이런 글이 써 있습니다. 길상암에 오르는 사람들이 모두 저 아래서 돌아가는데 올라오길 잘했구나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잘했구나 하는 생각은 이내 후회됩니다. 계단 사이가 좀 높고요, 대놓고 쭉 위로만 올라가는 길이라 몹시 숨이 찹니다. 허허..
이런 계단을 꾸역꾸역 올라서야 합니다. 아이고 다리야.
이런 길 오르면 드는 생각이 있답니다. 아니 대관절 길도 없을 때 어떻게 여기 오를 생각을 했을까 하고요.
산수유가 마음을 진정 시킵니다. 내려갈까? 하는 생각을 돌려잡게 했습니다. ^^
눈을 들어 하늘도 한 번 보고 갑니다. 역시 하늘도 마음을 진정 시킵니다.
헉. 아직도 계단이 많이 남았네요. 돌 계단이 삐딱빼딱 한 편이라 편안하지 않습니다. 조심조심 올라가야 합니다.
드디어 적멸보궁이 보입니다. 짧은 길인데 어째 이리 힘들었는지 모르겠네요.
올라 온 길을 내려다 보니 좀 가파릅니다. 저 아래쪽 하고 온도가 달라요. 다 올라서서 1분이나 있었나 싶은데 땀이 식으면서 서늘해 집니다.
문이 닫혀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이 여려서 함부로 문을 못 열어보는데.... 할 수 없이 그냥 돌아서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생각하니 그렇더군요.
여기 기도하러 오는 사람도 있는데 그냥 한 번 열어서 볼 걸 그랬나~ 하고요.
5분도 못 있고 내려 갑니다. 잠깐 사이에 바람이 아주 차가워 졌습니다. 땀을 흘린 뒤라 그런지 몸이 더 서늘하네요. 다시 올라온 계단을 내려가는데, 올라 올 때보다 더 힘드네요. --
이렇게 닫아 놓지만 않았어도 한 번 열어보는 건데...
힘들게 올라서 안쪽을 못봐서 좀 아쉽습니다.
짧지만 다리를 후덜덜 하게 만드는 길이었구요. 내려가면서 다리가 풀려서 혼났습니다.
평소 얼마나 운동을 안 하고 살았는지 깨달았네요.
올라서서 보는 풍경이 그나마 힘든 몸을 위로해 주었으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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