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에서 청도 다녀오던 날 이 본리임도-김흥임도를 거쳐서 갔습니다.
우리가 지나간 길은...
구미-왜관 67번국도- 하빈면- 다사읍 - 화원읍 - 본리임도 - 김흥임도 - 비슬산휴양림 - 달성군 유가면 - 창녕군 성산면 - 청도군 풍각면 - 풍각면 수월리 - 각북면 - 헐티재 - 가창댐 - 대구 - 왜관 - 구미
돌이켜보면 죽음의 랠리였네요. --
덮어놓고 가보자 해서 가긴 갔지만 골백 번 후회를 했거든요.
길을 잘못들어 산골짜기 마을까지 올라가서 다시 내려오기도 했고, 내려오다가 펑크가 났는데 갑자기 돌풍이 불고 비가 퍼부어서 쫄쫄 맞으면서 펑크를 떼우기도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자전거를 저 골짜기 아래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간신히 참고 돌아왔습니다. 으휴...
남평문씨인흥세거지를 지나서 본리 임도가 시작입니다. 연못을 지나 가볍게 오르막이 시작되죠.
본리 임도는 김흥 임도에 견주면 고속도로랍니다.
김흥 임도를 올라가다가 보게 된 싸움소입니다. 타이어를 뿔로 툭툭 쳐받으며 힘을 키우는 건지.. 아무튼 생긴 것도 싸움소 같네요.
김흥 임도는 좀 빡쎄더라고요. 길이도 길고. 나도 마찬가지지만 따라오면서 얼마나 뭐라고 하던지... 뭐 이딴 길로 코스를 잡았냐면서.... --;
얼마나 힘이 들던지 사진 찍는 것도 귀찮습니다. 웃으라고 해도 숨 고르기도 만만찮으니 아주 사진기를 째려보네요. --; 여기 말고 길이 없어?. 왜 없겠어요, 있지.
조금이라도 평지가 나오면 웃음이 저절로 나옵니다. 날이 참 더워요.
'오늘 임도가 몇 갠데??' 하고 물어보면 움찔합니다. '응.. 뭐 이거 말고 하나쯤만 더 넘으면 될 거라....' 하나쯤이라고 했지만 서너 개 될 겁니다.
이거 뭐 가도가도 오르막 뿐이네요. 자전거 타고 오르막 오르면 자꾸 욕이 늘어납니다. ^^ 땅에 대고 오만상 욕을 해대며 올라가는 거죠. --;;
오르고 오르다보니 샘물이 있습니다. 어찌나 반가운지. 안그래도 싣고 온 물은 미지근해서 영 아니었는데, 그 물은 마시면 목을 오히려 따뜻하게 해 주는 물이죠!!
드디어 꼭대기입니다. ㅎㅎㅎㅎ 갑자기 우리 사이가 좋아집니다. 고생했다고 서로 달래주고. 돌이켜보건데 이날 여기 말고도 고개를 네 개나 더 넘었습니다. --;;;
나무에 가려서 아래가 안보이지만 그 틈새로 보이는 풍경은 그래도 위안이 됩니다. 이 맛에 산을 오르는 거겠죠.
임도를 내려가면 유가사 들머리가 나옵니다.
유가사 일주문입니다.
어딜 가다가 절이 있으면 왜 꼭 들어가서 구경해 보고 싶을 걸까요?
이날은..... 유가사 들어갔다가 바로 돌아나왔습니다.
절 마당을 어슬렁 거리던 개 두 마리가 우리 차림이 맘에 안들었는지 크르릉 거리면서 다가와서 겁이 나서 바로 돌아나왔습니다.
이 노란 똥개가 슬슬 다가오더니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글쎄 크기도 좀 크더라고요. 허연 이빨에 크르르~ 소리를 내면서 가까이오니 뭐 어찌 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만 서 있는데... 저 탑 뒤에서 또 한마리가 욱!욱! 짖으면서 다가옵니다. 꼬리를 봐요, 얼마나 경계를 하고 오는 지.....
마침 아저씨 한 분이 창을 열고 밖으로 내다봅니다.
"아저씨 이 개 좀 가라고 해주세요."
"괜찮아요, 안 물어요..."
개 키우는 사람(나도 개를 키우지만...)은 누구나가 그렇게 얘기합니다.
'그 개는 안 물어요.'
그건 자기가 주인이니까 그렇죠.
이빨 드러내고 크르르..........크르르...... 하고 다가오는데 안무니까 괜찮다고요??
힘들게 산길을 넘어서 땀 좀 식히자고 절에 들어갔다가 기분만 왕창 잡치고 말았습니다.
뒤로 홱 돌아서 가면 괜히 달려들까 싶어 슬금슬금 뒷걸음 해서 물러납니다.
저 뒤에 흰 개는 짖는 소리를 더 크게 내며 가까이 오려합니다.
경계를 하면서 잔뜩 긴장한 채로 절을 나왔습니다. 안 문다고 한 마디 하고는 창 안으로 사라진 그 아저씨...... 음..... &^1%$##8%$
내려오는 길에 메아리가 칩니다.
'그 개는 안 물어요....'
크르르.............. 크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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