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조금도 물러 갈 생각이 없던 2007년 9월.
군위군 고로면 낙전리 압곡사에 다녀왔습니다.
토요일마다 즐겨보는 아침 프로그램에서 이 압곡사가 나왔고, 우린 보자마자 자전거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일요일. 동이 트자마자 가방 짊어지고 안장에 올라앉았습니다.
고통이 시작되는 거죠. 즐거운 고통이라고 할까요?
구미에서 오로저수지 지나 불로리로 가서 우보, 의흥을 거쳐 압곡사로 갑니다.
군위 IC지나 우보면, 의흥면을 지나 화수 삼거리에서 고로면 쪽으로 꺾어 듭니다.
찻길을 벗어나서 달리다가 더러 냇가로 가볼까 하고 들어가서는 꼼짝없이 끌고 갑니다. 이럴 때는 투덜투덜 거려줘야 좀 기분이 나아지죠. ^^
이쪽 골짜기는 물이 맑고 깨끗합니다. 다른 곳과 달리 물도 많고. 9월도 다되가니 냇가에서 더위를 식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군데군데 여름에 휴가오면 좋을 법한 곳들이 더러 있었습니다. 바위와 물이 어우러져 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 좀 있네요.
화북댐..... 이때만 해도 한창 시작이었습니다.
댐을 만들면서 옆으로 길도 새롭게 냈습니다. 새 길이라 좋긴 하네요.
낙전리 가는 길입니다. 한가하고 조용한 시골 골짜기 길이 이어집니다. 골짜기 폭이 좁아서 마치 깊은 산골로 끝없이 들어가는 기분이네요.
저 앞쪽으로 산꼭대기에 솟은 바위가 남다릅니다. 저 산이 사람들이 즐겨찾는 아미산입니다.
낙전리 지나 조금더 가면 압곡사 올라가는 길이 나옵니다. 낙전리 지나면서 흙길인데... 아마 지금은 아스팔트가 깔려있지 않을까요.
오르막을 헉헉거리면서 오르다가 내려다 본 낙전리입니다.
낙전리 풍경. 강원도는 아니지만 강원도같은산골 마을입니다.
압곡사 올라가다보면 시 한 수 써놓은 판때기가 하나 있습니다. [압곡사 가는 길]이란 시이고, 시인 박주엽 님이 썼습니다.
낑낑거리고 올라 온 고통에 대면 절은 놀랄만큼 작습니다. 아니, 그래서 더 운치가 있었는지 모릅니다.
코스모스가 손님을 반긴다.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날이 덥네요.
절에서 내려다보면.. 그저 첩첩산중이예요. 보이는 건 산 뿐이니...... 방금 낙전리에서 올라왔는데 그 곳이 믿기지 않도록 깊어 보입니다.
문이 닫혀있는 법당에선 간간히 사람 소리가 들리고, 대책없이 찾아 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마당에 서서 법당을 구경하고, 또 발아래 산풍경을 보는 것 뿐입니다.
오후 햇살이 따갑네요. 법당 마루에 널어 놓은 빨간 고추가 정겹고, 절집에 흔히 있을법한 강아지 한 마리 없이 그저 고요합니다.
갖가지 색으로 빈 자리를 채우고 있는 빨래집게가 바람에 흔들리는 압곡사. 고즈넉한 골짜기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 그림이 됩니다.
스님 염불 소리를 뒤로하고 갈길이 먼 우리는 또 서둘러 자전거를 집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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