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1월에 갔다 온 무주 덕유산 향적봉입니다.
좀 있으면 겨울인데, 한겨울 사진을 한겨울이 되기 전에 올려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산악회에 그냥 무턱대고 따라가서 눈 덮인 산길에서 고생 좀 했습니다.
가서보니 다 아이젠인가를 신던데 우린 그런 것도 없이 먹을 것만 잔뜩 싸짊어지고 갔거든요.
그래, 그 먹을 걸 끝내 다 먹지도 못하고 되가져 왔으니까요.
눈이 얼어서 무척 미끄러운 길을 반은 썰매타듯 다녔습니다. 종아리도 아팠고, 발에 힘 주느라 발바닥도 아팠던 날입니다. --
전망대 올라서서 보니 멋지게 앉아서 구경하는 분이 있더라고요. 아, 눈 덮인 국토를 보면서 나라를 생각하는구나...하고 봤더니 거 뭐, 담배를 몰래 피우더라고요. 에이 참..
그러나 우리는 담배를 안 피우기 때문에 국토를 내려보며 나라도 걱정하고 그랬습니다. 그거 아세요? 담배 피우는 사람.. 냄새가 좀 안좋다는 거. 자기는 그걸 모릅니다. 아주 안좋습니다. 냄새.
대피소에 가서 밥을 먹는데 사람들이 엄청 많아서 자리 잡는데도 한참 걸립니다. 다들 가방에서 먹을 것들을 꺼내니 뷔페더군요. 우리는 양으로 승부하는 터라 뷔페따윈 관심 없었습니다.
아, 고소공포증을 가슴에 품고 사는 저는 저런 곳에는 절대, 결코 안 올라갑니다. 일단 바닥에 멀어지면 슬슬 어지럽기 시작하고 다리가 후덜거리거든요. 부럽습니다. 저 분들..
산에 잘 안 오르는 데 이런 모습을 보면 그래, 산에 올라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할 것도 없이 그 다음날이면 그런 생각 다 까먹습니다.
그야말로 어쩌다 오르는 산을 저 곤돌라에 몸을 싣고 왔고, 향적봉까지 1km 남짓 되는 거리를 갔다가 밥만 먹고 내려와서 다시 곤돌라로 산을 내려가고.. 이걸 산에 올랐다고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2km 걸었네요. 해발 1614미터짜리 산을 갔다 왔는데........
발이 미끄러워서 그렇지 산에 올랐다고 하지만 힘은 남아돕니다. 곤돌라 타고 왔으니 아직 오르막은 한 걸음도 안 갔습니다. --
다시 아래를 내려보면서 나라 걱정도 하고 외세 침략에 대비한 국토방위 따위를 걱정합니다.
사람이 많습니다. 하기야 밑에서 곤돌라 타기 까지도 시간이 엄청 걸렸으니까요. 줄이 얼마나 길던지..
산꼭대기에 레스토랑도 있고 그렇습니다.
보기는 이래도 길이 미끄러웠습니다.
역시 높은 산에서 보는 풍경은 멋집니다.
저 건너 산은.... 모르겠어요.
향적봉입니다. 사람이 많네요.
계속 사람이 올라옵니다.
대피소로 밥먹으러 갑니다. 이 좁은 길을 내려가는데 어떤 이가 비료푸대를 타고 썰매를 타고 내려갑니다. 당연히 앞에 가는 사람 냅다 걷어차서 자빠뜨렸지요.
화 안나겠어요? 그 사람은 잠깐 어릴 적 기분 낸다고 푸대를 타고 내려갔지만 앞에 걷는 사람을 생각했어야죠. 크게 화를 안내고 말았지만 철부지 어른도 봤습니다. ^^
밥만 먹고 다시 되돌아 옵니다.
같이 갔던 산악회 회원들은 백련사로 해서 내려 가는데, 우린 아이젠이 없어 너무 미끄러워서 다시 되돌아와 곤돌라를 탔습니다.
이상 밥만 잔뜩 먹고 온 향적봉 갔다 온 이야기였습니다.
어...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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