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놀타 5d를 몇 해 동안 썼네요.
몇 해나 쓰면서도 렌즈는 90mm, 70-300m... 이 두 개 말고는 번들만 썼습니다.
그나마 저 두 렌즈는 몇 달 쓰다가 중고로 팔고 주구장창 번들만 썼네요.
가난한 처지에 번들도 배부른 렌즈긴 합니다. ^^
미놀타 5D는 어딜가든 짊어지고 다녔던 사진기인데요, 자전거를 타면서 차츰 멀리 했습니다.
장롱 깊은 곳에서 어두운 시간을 오랫동안 보내게 됩니다. 무겁고 거추장스럽다고 아예 몇 해 동안 꺼내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사진에 관심을 갖고 어둠의 시간을 보내던 사진기를 꺼냈는데, 찍히다가 말다가 합니다. 뭐 이래..
또 무슨 바람이 불어 올림푸스 사진기를 마련했고 미놀타 5d는 다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고 맙니다.
그러다가 언젠가 다시 꺼내서 찍어 봤더니 아주 찍히지 않게 되었습니다.
고쳐서 쓰자고 하는데, 이거 뭐 골동품도 아니고.....
거의 쓸모도 없어졌다 싶어서 속이나 한 번 살펴보자! 하고 도라이버를 찾았습니다.
중학교때 아버지께서 입학 기념으로 전자 손목시계를 사 주셨는데 시계를 차고서 가만히 보고 있자니 이게 궁금해집니다.
어째서 시간이 나오지??
다음날, 궁금증을 못참고 도라이버로 시계 뒷 뚜껑을 따제끼고 말았습니다.
뭐 스프링인가 뭔가가 핑 튀어나가고 전자기판 같은게 흔들거리길래 뜯었죠.
................ 중학교 들어간 기념으로 산 전자시계는 그렇게 이틀만에 고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살아오면서 그런 궁금증으로 박살낸 전자제품이 좀 많습니다.
대게 그렇게 제품 박살내는 사람들이 다들 그렇듯, 저도 뜯기는 잘 뜯는데 조립이 영~ 안됩니다.
번들렌즈.... 작은 도라이버를 맞춰보니 나사에 딱 맞네요? 어, 그럼 뜯자. 안맞으면 안뜯을랬는데 도라이버가 나사에 딱 맞네요. --;
천대받고 초라하게 사느니 차라지 죽자... 하고 렌즈도 반가워 하는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다시 조립할 일은 없으므로 마구잡이로 뜯어내기 시작합니다.
렌즈가 하나 나왔네요. 뜯어봐도 구조나 뭐 이런 관계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뜯는거죠 뭐...
렌즈 사이에 있는 조리개네요. 아, 저렇게 생겼군요. 예전 쓰던 3.5인치 디스켓 필름 같기도 합니다.
안쪽에 달린 렌즈가 아직 깨끗하네요. 깨끗한 렌즈를 보니 이거 괜히 뜯었나 싶었습니다...만 이내 잘 뜯었다고 위안삼았습니다.
조리개를 뜯어 냈습니다. 선풍기 날개같은 저것들이 열렸다 조였다 하는 거군요.
렌즈가 몇 개 나오네요. 렌즈 사양을 보면 몇군몇매니 하는데 아마 이렇게 렌즈 몇 개가 하나를 이루는 건가 봅니다.
렌즈 벽에 붙은 기판입니다. 이런건 봐도 잘 모르고요..
렌즈를 겨우겨우 다 뜯어냈습니다. 끝으로 줌 조절 링에 있는 고무판까지 벗겼습니다.
............
다 풀어놓고 나서 한참 있었습니다.
이제 뭐하지?
.................
조용히 쓰레기통에 다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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