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더니 바로 '폭염'주의보라고 날씨예보에서는 일사병을 조심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폭염이라도 자전거를 안 탈 수는 없는 일이죠. 그래서 요번에는 좀 가까운 군위군 '화본'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군위로 갈 때면 늘 지나가던 오로저수지가 아닌 장천면으로 가서 효령쪽으로 넘어가 볼 생각입니다.
길도 그리 험하지않으니 그쪽으로 가면 수월하게 갈 수 있을 겁니다.
지도를 살펴보니 뭐 그리 힘들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너무나 쉽게 결정해 버린 효령 지나 화본 가는 길.
34도.
폭염.
자전거.......
........................................휴우....
그렇게 하루 고생길이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힌 군위군 화본역입니다., 화본역도 좋지만 역 건너에 있는 이 급수탑 사진을 찍으러 오는 이들도 많습니다.
또 화본에는 벽화로도 이름이 나 있고요. 옛 모습을 재현해 놓은 전시관도 있어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입니다.
작은 시골마을이 이처럼 볼거리 있는 관광지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자전거 타고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섭니다. 며칠동안 괴롭히던 장마에 낙동강 물이 많이 불었네요. 이 정도로 물이 차 있는 건 오랜만에 봅니다.
물살이 세고 물막이도 위험해 보이는데, 가만보니 거기서 고기 잡는 사람이 있습니다.... 음.. 대단해요.
구미 장천면에서 군위군 효령면으로 넘어 가는 길입니다. 오래된 버스 정류장 간판이 눈길을 끄네요. 여기도 버스가 지나가는 거 같은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오르막 시작이네요. 기껏 한꼭지 돌았을 뿐인데 땀이 쏫아져 내립니다. 오전 8시가 넘었네요.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그래도 이 고개만 넘으면 좀 수월할 거라고 위안 삼았습니다.
오르막 오르기앞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봅니다. 저 멀리 장천면입니다.
어차피 올라야 할 오르막이죠. 이거 뭐 차로 가면 10분도 안 걸릴텐데...
효령면을 지나 부계로 넘어가는 산길입니다. 길을 새로 놓는 거 같은데 아무튼 임도입니다. 땡볕이지만 차들 쌩쌩 내달리는 길보다는 이런 길이 좋군요
보기에는 그리 힘든 길은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이 정도면 오늘 수월하게 가겠구만..하고 머리를 끊임없이 쇄뇌시킵니다. 그런데 올라오는 열기가 장난이 아니네요.
설마... 저 끝에 보이는 산꼭기로 길이 이어질 줄이야............ 이때는 몰랐습니다.
저 구비 돌면 내리막이겠지?? 하며 오르지만 자꾸만 산으로 산으로 올라갑니다. 뜨거운 뙤약볕에 목덜미가 뜨겁습니다. 조금씩 욕이 튀어 나오네요. %$#@^&%$#!!!
기어이 산꼭대기 까지 올라가더군요. 꼭대기에 있는 저 굴에 물이 흥건하게 차있고 진흙탕이라서 자전거 바퀴와 신발이 다 젖었습니다. 여기서 욕이 좀 많이 나왔네요.
내리막인데 자전거를 타고 갈 수가 없었습니다. 띄엄띄엄 길을 가로질러가는 물길같은 걸 파놔서 자전거에서 자꾸 내려야 합니다.
우리나라 건설업의 문제점까지 탓하며 가다내리고 가다내리고 할 바에는 끌고 가기로 했습니다.
덥고, 땀나고, 짜증나고... 아주 잘못 든 길이었습니다. 이 망할놈의 길... 하기야 뭐 길이 뭔 죈가요. 터만 닦아놓은 곳에 들어선 우리가 잘못이지요. 에구...
가뜩이나 험한 길인데 끊어져 있습니다. 헉! 여기부터 50m 쯤은 자전거를 짊어지고 갑니다. .......... 길은 죄 없어요. 들어선 우리가 죄지. 으아!!
길이 험합니다. 돌덩이 잘못 밟으면 발을 다칠 수도 있겠습니다. 엄한 길로 들어서서 여러가지로 고생하고 있네요.
겨우 그 험한 길을 내려섰습니다. 명산리 쉼터에서 한숨 돌리고 쉽니다.험한 돌덩이 길 헤쳐나온다고 시간을 다 허비했습니다.
마을 뒤로 고개 하나를 넘어서 부계로 가야 하는데.. 시간은 이르지만 어깨를 짓누르는 가방도 줄일겸 점심을 먹습니다. 엄청 더웠는데 오이냉국이 아주 좋았습니다.
밥을 먹으면서 보니 다리 밑에서 마을 아주머니가 빨레를 하고 있네요. 시원해 보입니다.
마을 뒷산 고개길을 지나 또 길을 재촉합니다. 앞서 지나온 산길에 견주면 여긴 고속도로네요.
부계면에 들어섰습니다. 오가는 이도 없고 땡볕이 아주 난리도 아니네요.
길어야 한 3km? 가볍게 넘어가면 되는 산길이라고 생각했는데.. 헉! 저..저거 뭐야? 또 산꼭대기로 가잖아! 더운데 맥이 쪽 빠집니다. ㅎㅎ
굴이라도 파서 길을 평평하게 하지.. 란 생각이 막 들었습니다. 지도로 보기엔 그저 얕으마한 길이라 생각했는데 와서 보니 아니네요.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자전거 타고 갈 때면 아주 고통스럽죠. 게다가 오르막에 바람까지 없으면 왜 이 지랄을 하고 다니나 싶죠. 딱 그런 날이네요. 오늘이.
올라온 길. 5분이면 자동차로 휙 지나갈 길이지만 자전거는 몇 십분을 땀으로 온 몸뚱이 적셔갑니다.
땀을 식히고 내리막을 신나게 내려가니 화본역 급수탑이 보입니다. 앞에서만 봤는데 여기 뒤쪽에서 보니 또 새롭네요.
화본에는 몇 달 전에 이렇게 벽마다 그림을 멋드러지게 그려놨습니다. 삼국유사의 본고장이라는 군위군은 화본을 이름있는 관광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요번에는 사실 이곳을 둘러보려고 왔습니다. 옛 풍경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곳인데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 라는 전시관 입니다.
안쪽은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60-70년대 추억이 깃든 풍경과 물건들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DSLR 사진기에 후렛쉬가 안 됩니다. 그 험한 길에 무게를 견디면서 가져갔건만 정작 터져야 할 때 안 터지는 후렛쉬!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인가요?
후렛쉬가 안 터져서 끙끙대고 있는데... 갑자기 시끄러워지더니 우르르 어른들이 쭈욱~ 들어섭니다.
아직은 소문이 많이 나지 않아서 사람이 많지 않은데 하필 그때 사람들이 밀려드네요. 이거 뭐 좁은 곳에서 사진기 가지고 버틸 수도 없고 그냥 밀려서 앞으로 쭉쭉.... --;
아무튼 그 후렛쉬는 구경 마치고 운동장에 나올 때까지 안 터졌습니다. --;
화본에서 우보로 가는 길입니다. 지나가는 차도 드물고 자전거가 잘 나가는 길입니다. 다만 땡볕이 문제입니다. 어찌나 더운지...
우보에 들어서서는 새로 만든 자전거 길을 따라 갑니다.
오로저수지를 지나 장천으로 가는데, 언젠가 공사한다고 파놓고 하더니 이렇게 자전거 길이 생겼네요.
여기를 오늘 처음 달려봤는데 너무 울퉁불퉁 합니다.
자전거가 스카이콩콩처럼 통통통 튀면서 가는데... 가면서 드는 생각이 이거 너무 대충대충 해놓았구나~ 하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어거지로 해놓은 거 같습니다. 해놓고 욕먹고.. 아무튼 성의없이 만든 길입니다.
오늘 하루는 이래저래 너무 고생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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