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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유가사 절집 개..

by 금오노을 2010.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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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고 시골 길을 달리다 보면 개하고 자주 마주칩니다 .

더러 신경질이 날만큼 기분을 잡칠 때도 많지요. 낯선이라도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개도 있지만요.

 

대구 비슬산 아래에 [유가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이 절에 갔다가 또 개한테 얼굴을 붉히고 왔네요.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 옷이나 헬멧을 쓴 모습이 개한테는 기분 나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건 절집에 사는 사람이예요.

 

우리가 법당에 가까이 가려고 다가가자 저 탑아래 그늘에서 뒹굴거리던 노란 이 녀석이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다가오는 거야 그렇다쳐도 이빨을 슬쩍 드러내며 으르릉 거립니다. 꼬리도 바짝 올려 세우고 말입니다.

어느 만큼 다가오더니 꿈쩍도 않습니다. 덩달아 꼼짝도 못하고....

발만 움직이면 또 한 걸음 다가오면서 크르릉 거립니다.

 

마침 창문너머 아저씨 한 분이 괜찮다고 합니다.

괜찮다고....?


'개 좀 딴데로 가게 해 주세요..' 하고 말했어요.

'자전거 옷 입고 모자쓰고 그래서 그런가본데.. 그 개는 안 물어요..'

안 물기는 젠장.. 개 이빨이 지금 허옇게 들어나서 크르릉 거리며 한 발씩 다가오는데 괜찮다고? 안물어서 괜찮다고?

 

저 뒤에 앉아있던 개 한 마리가 또 다가옵니다.

망할놈의 개는 5미터 앞에서 크르릉 거리고 또 한 마리는 뒤에서 슬금슬금 다가오고....

 

절 구경이고 뭐고 내려왔습니다.

 

뭐? 이 개는 안 물어?

불독 한 마리 끌고 가서 침을 흘리며 콰르릉 거려도 '이 개는 안 물어요' 하고 말하면 마음이 놓이겠어요?

주인이니 안 물겠지만 눈이 있으니 봤을 거 아닌가요, 크르릉 거리면서 이빨 드러내고 다가오고 있는 걸.. 

그걸 보고도 그냥 안물어요 한마디 하고 창을 닫아버린 유가사 그 아저씨!!

 

비슬산 아래 유가사...

적어도 우리한테 그 절은 평생 없는 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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