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약목면 남계리도 벽화마을 입니다.
가까운 곳에 이런 벽화마을이 있는 지 몰랐는데 벌써 2년이나 되었다고 하네요.
시내버스로 10분 거리니 사진기 챙겨서 가봤습니다.
사실 약목이야 자주 오가는 곳인데 딱히 볼 게 없는 곳입니다. '신유 장군 유적지' 쯤 볼만 하다고 할까요. 거기도 가보니 문이 잠겨서 제대로 볼 수도 없었네요. ^^
아무튼 가까이에 벽화마을이 있는 걸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둘러 보다가 알게 되었고 새벽까지 일하고 와서 잠은 오는데 또 꾸역꾸역 가봅니다.
약목교 지나 두만천이 흐르는 옆에 이 벽화마을이 있습니다. 마을에 들어서니 '희망의 벽화마을' 이란 곳이 가장 먼저 보입니다. 여기부터 둘러봅니다.
두만천 정비를 하는 지 마을 앞은 공사중 입니다. 가만보니 이 두만천을 사이에 두고 마을 발전 속도가 좀 달랐지 않았나 싶네요. 읍내 쪽과는 좀 다르게 시골 풍경이 진했습니다.
대체로 마을 그림은.. 그림으로만 보면 지금껏 다닌 벽화마을과는 달리 단순한 그림이 많았습니다.
이 골목은 미술관 갤러리에서 그림 전시하듯 벽화를 그려 놨네요. 가볍게 그림 구경하는 기분으로 지나가며 봅니다.
학 두 마리 정답게...... 화투에도 이런 비슷한 그림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ㅎㅎ
담장에 새로 칠을 하고 그림을 그렸는데 위에서 말했듯 그림은 단순합니다.
왼쪽에 현위치가 있는데요. 여기서 부터 골목마다 그림이 빼곡하게 있습니다. 색깔마다 골목이 다릅니다. 남계 6길, 남계 5길.. 이런 식으로 말이죠.
담벼락 옆에 수제(?) 의자가 특이하네요. 비닐로 촘촘히 감아놓은 모습이 남다릅니다. 왜 저렇게 감아 놨는지 궁금합니다.
마을 바로 앞으로 논이고요. 길을 따라가며 그림을 쭉 그려 놨습니다. 보기 좋지 않나요? 네, 보기 좋습니다.
대체로 집 분위기 하고 벽 그림이 잘 맞게 그려 놨더라고요. 마을 어른 이야기로는 학생들이 와서 그렸다고 합니다.
널뛰기 하는 여자들 모습을 담너머로 훔쳐보는 모습이 재밌네요. 옛날 저도 이웃집 여학생 훔쳐보다가 그 학생 오빠한테 걸려서 작대기로 맞... 아, 아닙니다.
이쪽 골목으로는 토속 그림이 많습니다. 골목마다 약간씩 그런 갈래가 다른 거 같았습니다.
소들이 나무에 묶여 있는 거 보니 아마 우시장 같은데요. 옛날에는 시장 한쪽에 우시장이 있었는데 그거 참 볼만했습니다. 잘 팔면 돈도 제법 만지고.. 잘못 걸리면 소판돈 노름으로 날리곤 했습니다. 우리 마을 어른들도 그런 경우가 좀 있었죠. ㅎㅎ
벽에 나무와 진짜 나무가 잘 어우러지는 거 같습니다.
감나무 아래로는 감따는 그림을 그려 놨어요. 그냥 막 그린게 아니라 이렇게 집안 풍경과 어울리게 그려서 괜찮았습니다.
노리개를 사고 파는 모습이네요. 저 손에 든 건 혹시 동동구루모 아닌가요? ^^
채소와 과일 파는 모습도 보이고요.
이건 소금 같습니다.
장터국밥 파는 데 같은데요. 꼬마가 발 뒤꿈치까지 들고 주문을 합니다. 아마 아버지가 국밥 사오라고 시켰나 보네요.^^
혹시 여기 있는 어느 아버지가 시킨 건 아니겠죠.. 그림을 가만 보면 남자들끼리 마시는 데는 술병이 하나죠. 주모가 있는 데는 벌써 세병째네요.
주모 장사 수완이 좋네요. 아마 국밥 사러 간 꼬마는 이쪽 어른 딸이지 싶습니다.ㅎㅎ
아아.. 유난히 이 남계리 마을에는 강아지가 많아요. 그리고 하나같이 무척이나 경계를 합니다. 오만상 시끄럽습니다. 얼마나 짖어 대는 지...
이 강아지는 얌전해서 기억에 남네요.
마을에 강아지가 많아서 그런가 강아지 그림이 유난히 많습니다. 아마 그림 그리는 화가들도 꽤나 시끄러웠지 싶네요. 강아지 그림이 많을 걸 보면..
새총 들고 참새를 잡으려고 합니다. 잡혔을까요? ㅎㅎ 저걸로 새 잡는 거 쉽지 않아요. 잘 못 쏴서 남의 집 유리창 깬 적도 있네요.
이 녀석은 가위로 전선을 자르려고 합니다. 이거 뭐 어쩌려고 전선을..... 뒷주머니에 새총이 꽂혀 있는 걸 보니 저 위에 여자 아이랑 남매지 싶습니다. 이녀석 살아 남았을까요?
분리수거 잘 됩니다. 얼칫 봐도 잘 분리해서 버려놨네요.
창문을 열어 놨나 했는데 그림이었네요. 잘 그렸습니다. ^^
이날 마을에는 김장 담그는 집이 많더군요. 몇 포기 안 남은 이 배추들도 곧 김장이 될 겁니다. 고추가루 좋은 거 써서 맛난 김치가 되길 바랍니다.
이 그림도 재밌습니다. 오빠는 용을 쓰며 패달을 밟는데 뒤에 동생은 끈으로 묶어 놓고 가지도 못하게 하고 있네요. 저 표정에 장난끼가 가득하지 않나요? ㅎㅎ
골목마다 담장을 새로 다 칠해놔서 마을이 좀 깨끗해 보입니다.
이날 벽화 가운데 가장 큰 그림 입니다. 넓게 그린다고 힘좀 들었겠습니다. 그림 잘 그리는 분들 참 부럽습니다.
어쨌든 강아지 그림이 많습니다. 실제 마을에 강아지도 많고요.
이 녀석도 컹컹 짖으면서 따라 옵니다. 쫄쫄 따라오며 짖어 대더라고요. 마을에 도둑은 없겠어요. 강아지들이 원체 잘 지키고 있는 걸 보면...
두만천 정비를 하고 있는데 이거 깨끗하게 정비하고 나면 마을이 더 예뻐 질 거 같습니다.
약목면 남계리 벽화마을 이었습니다.
그림이 화려하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조금 단순한 그림이 많았고요. 집 분위기와 어울리게 잘 그려 놨습니다.
생각보다는 괜찮았습니다.
다만...
우리가 갔을 때 마을 어른들이 그리 탐탐치 않아 하는 거 같았습니다.
'거 왜 찍어요?' 하며 묻는데, 그 말투가 니들 뭔데 사진을 찍고 그러냐... 하는 말투 였습니다.
어떤 어른은 담장에 쪼그리고 앉아 사진을 찍는데 저 멀리서 보더니 그럽니다.
'어이...어어이.... 어어....'
고함 소리에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저 들판 건너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더라고요.
벽에 그림 찍고 있습니다..하고 대답했는데, 아무튼 여기 가실 분들은 이쪽 마을 사람들이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다는 거 참고 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가볼만한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원 광한루-춘향테마파크 [남원 가볼만한곳] (0) | 2013.11.26 |
---|---|
(동영상)약목 남계리 벽화마을 [칠곡 가볼만한곳] (0) | 2013.11.25 |
보은 삼년산성 [보은 가볼만한곳] (0) | 2013.11.23 |
(동영상)속리산 법주사 [보은 가볼만한곳] (0) | 2013.11.21 |
속리산 시외버스터미널 시간표 (0) | 2013.11.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