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휴가철, 진주에서 구미까지 자전거 타고 온 두번 째 이야기 입니다.
어제 진주에서 남지읍까지 왔습니다. 오늘은 이틀 째로 남지에서 구미까지 갈 계획입니다.
이제부터는 낙동강 자전거 길이 있으니 그냥 냅다 앞만 보고 달려가면 될 거 같습니다.
모텔을 나와서 남지교로 가고 있습니다. 안개가 자욱 한 거 보니 오늘도 꽤 더울 듯 합니다.
안개낀 남지교. 아, 멋있네요.
남지 체육공원길입니다.
자전거 길을 해놔서 달려가고 있긴한데, 늘 그런 생각 듭니다. 과연 이게 잘 하는 걸까? 하고요.. 멀쩡한 강에 이렇게 시멘트 바르는 게 잘 하는 걸까요?
수변공원 끝에 있는 전망대입니다. 뭐 전망대랄것도 없습니다. 바닥에서 보나 위에서 보나 그게 그거니까요. 사실 왜 이딴 걸 여기 세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꾸며놓은 조형물일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여기 올라가서 어디 둘러 볼 데가 있다고 이런 걸 여기 세워 올렸는지 모르겠네요.
자전거 길은 공원을 벗어나 옥산 마을 쪽으로 갑니다. 학계리 마을을 지나고 있습니다.
마을길을 구불구불 이리저리 길 따라 돌아서 갑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긴 하지만.. 아스팔트를 쭉쭉 깔아 놓은 게 과연 누구에게 좋은 건지... 모르겠습니다.
당포마을(마산리)쯤 지날 때 마을 아주머니들도 한라이딩 합다. 보기 좋은 모습이네요. 창녕군이나 진주쪽은 마을 앞에 거의가 '00마을'이란 간판을 세웠습니다.
우리 사는 곳만 해도(아니...거의 모든 곳이..) '00리' 라고 써 놓았는데, 어쨌든 이쪽은 '00마을'이라고 써 놓아서 좀 더 따뜻해 보인다고 할까.. 그렇습니다.
어쩌다 이 길로 가고 있지만, 한적한 마을을 지날 때면 그냥 좀 미안합니다. 낙동강 자전거길이 강따라 간다고 광고는 어지간히 했지만 이렇게 막상 달려 보면 전혀 상관없는 마을 한복판이나 산꼭대기 넘어야 하는 일이 많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럴 수 밖에 없겠네요. 긴 시간을 두고 해도 힘들 판국에 두어 해 만에 강을 잇는 길을 하려니 그냥 마을이건 산이건 막 길을 놨어햐 했겠지요.
거 참...
저 앞쪽에 보이는 마을은 '신전리'입니다.
신전리 마을쪽으로 가다가 중간쯤에서 꺾어 들어야 합니다. 산을 넘어야 하니까요.
아침에 모텔을 나서며 '설마 가다보면 작은 가게라도 하나 없겠나...' 하고 나왔는데...... 없어요.
물 한 방울 없이 나섰는데 대충 보기에도 목말라 보이는 산이 떡하니 버티고 있고, 우린 이 산을 넘어야 합니다.
다시 되돌아 남지읍까지 가서 마실 걸 사면 되겠지만, 다시 온 길을 되돌아 가는 것도 엄두가 안납니다.
덕분에 좀 빨리 달리긴 했습니다. 어딘가에 있을 물을 사 먹으려고.
한구비 올라섰는데 힘들었습니다. 은근히 끈끈하게 달라 붙는 오르막이예요. 산이름은 도초산.
다 왔나 싶으면 또 구비를 돕니다. 아 진짜 돌아버리겠어요. 물이 없으니 목마르다는 생각이 더 밀려듭니다.
끝인가 싶으니 흙길입니다.
이 망할놈의 흙길이 푹신하니 좋긴하지만 앞서 며칠동안 비가 온 뒤라 땅이 반 찰흙 입니다. 바퀴도 푹푹 들어가고 자석처럼 발통을 잡아 당깁니다. 물도 없는데..!!
저 아래로 우리가 내려가야 할 길이 보입니다. 그나마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시원하니 목마름과 힘겨움을 달래봅니다.
산을 내려서자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에서 작은 쉼터처럼 마실 것과 먹을 걸 파는 곳이 있는데..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직 장사를 안 하네요.
들판을 내달리고...
강옆 길을 따라 달리고...
자전거 둑길을 타고 가다가 가게를 찾으려고 찻길로 내려 섰습니다. 돌이켜보면 짧은 거리인데, 먹을 게 없고 목이 마르다는 생각에 참 길었던 길 이었습니다.
쭉 뻗은 한산한 길이 지금은 더 힘드네요.
얼마쯤 달리다보니 작은 가게가 하나 있습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문을 열어 놓았고 우린 얼른 들어가서 마실 걸 삽니다. 물어보니 라면도 삶는다고 해서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빈 속에 산도 하나 넘었고 힘도 들었고 해서 참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 라면 하나로 이날 오전을 버팁니다.
미니 슈퍼 빨간 파라솔..이란 가게입니다. 박진교 못가서 월하교 앞에 있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따뜻하게 맞아 주시니 지나는 길에 한 번 들러보세요.
예까지 왔으니 '박진 전쟁 기념관'에 들러 구경을 하고 갑니다.
다른 곳에 있는 전쟁기념관과 비슷해요. 영상 틀어주고 무기 전시 해놓고...
전쟁기념관 들머리.
전쟁기념관을 나와서 다시 달립니다. 박진교를 건너 자전거 길은 이어집니다.
이쪽도 한산한 길입니다.
낑낑... 오르막이 가파르진 않지만 해가 뜨거워지기 시작하니 몸도 뜨거워집니다. 더위가 시작됩니다. 아아... 더위.
자전거 길은 오른쪽에 있는 '낙서'로 이어지는데 우린 의령,부림 쪽으로 쭉 갑니다. 고개를 넘어야 하니까. 그 고갯길 벗어나서 가려고 합니다.
지나가고보니 의령부림 쪽 길이 더 좋은데도 왜 저런 고갯길로 가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의령군 부림면 경산리 마을 길을 따라 갑니다. 이렇게 경치도 좋은 길을 두고 왜 산으로 넘어가게 했는지..
손오리 마을도 지나고... 길이 한적합니다. 아니 조용~~~~~~~했습니다.
매미 소리가 차츰 더 시끄러워지고 땅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기운이 한 번 멈출 때마다 물을 찾게 만듭니다. 갈림길이 나오면 또 지도 한 번 보고.. 스마트폰 덕분에 이건 좋네요.
예전 슬라이더 폰을 쓸 때, 자전거 타고 가면서 지도 딱 한 번 봤는데 보통 때보다 정보이용료인지 데이타요금인지.. 확 나온 때가 있습니다.
무서운 시절이었죠. 그땐.
손오리 지나 대곡리 신반천을 따라 갑니다. 이 좋은 길을 두고 왜 산으로...
시멘트 길로 이어지는 신반천 길입니다. 강옆을 타고 가는 길이라 달리는 기분도 좋습니다.
이쪽 길이 '낙서'로 넘어가는 산길보다는 훨씬 좋지않나 싶어요. 좁지만 물길도 있고 옆으로 깎아지른 절벽같은 바위 산을 보는 재미도 있고요.
풍경이 좋습니다. 가다서서 연신 사진을 찍다보니 시간이 자꾸 늦어집니다. ㅎㅎ
지나온 길.... 내를 따라 구비치며 따라가는 멋진 길입니다.
대곡리입니다.
적포교를 지나 찻길 가로 자전거 길이 이어집니다. 조금만 더 가면 '합천창녕보'가 있습니다.
낙동강 둑길. 자전거 타고 강 길을 달릴 때 가장 재미없는 길이기도 하고 가장 많은 길이기도 합니다. 결론은 재미없는 길입니다. 낙동강 자전거길....
바로 앞에 보이는 곳이지만 빙빙 둘러서 건너편으로 건너왔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낙동강 자전거 길은 가족이 웃으면서 함께 달릴 수 있는... 그런 길은 아니예요.
아주 이를 악물고 때론 맞바람에 싸우고.. 때론 엄청난 더위하고 싸우고... 마실 것, 먹을 것 꼼꼼하게 잘 챙겨야 합니다.
언제가는 가게들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낙동강 자전거 길에 들어섰다가는 물 한 통 살 곳이 없다는 걸 이내 깨닫게 되니까요.
창녕합천보가 보입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이 대단합니다. 숨이 턱턱 막히네요.
대관절 여긴 언제까지 공사를 할 셈인가요. 보 개통식 하고 아홉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니요.
합천창녕보를 지나서 자전거 길을 벗어 났습니다. 길대로 따라 갔다가는 또 산을 몇 개 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턴 가봤던 길이라 잘 알거든요.
달성 일반 산업단지를 지나 현풍쪽으로 갑니다.
현풍에 닿았습니다.
시간은 두 시쯤 되었네요.
맹렬한 더위에 질렸고 맞바람에 질렸습니다. 너무 힘들어요.
여기서 접고 버스에 싣고 가기로 했습니다. 창녕합천보에서 구미까지는 이미 두 번이나 가본 길이기 때문에 또 그 길을 간다는 게 지겹기도 했습니다.
서대구까지 버스로 갔고, 서대구에서 다시 구미오는 버스에 실었습니다.
이틀 동안 대충 150km쯤 라이딩을 했습니다.
마음만 먹고 있던 진주에서 구미까지 자전거 타고 오기였고, 현풍에서 버스에 싣고 왔지만 조금도 후회는 없습니다.
진주에서 남지까지 오는 길이 참으로 멋스러웠고, 이리저리 재밌는 길을 잘 찾아 다녔다고 봅니다.
박진교에서 현풍까지 오는 길도... 지도로 한적한 길을 찾아 내면서 지나갔는데 마찬가지로 참 재밌는 길만 다녔습니다.
군데군데 더 머물면서 풍경을 느껴보고 싶은 곳도 많았고요.
이틀동안 즐겁게 다닌 길이었습니다.
'자전거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주 한개마을 보호수 (0) | 2012.09.04 |
---|---|
주왕산 버스 시간표 (0) | 2012.09.04 |
진주에서 남지까지 자전거 타고.. (0) | 2012.08.30 |
심천-황간(노근리)-구미 라이딩-2 (0) | 2012.08.20 |
심천-황간(노근리)-구미 라이딩-1 (0) | 2012.08.20 |
댓글